작년엔 693건…단일 사건으로 4명이상 사망은 올들어 10건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미국 텍사스주의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 14명과 교사 1명이 살해당하는 총기 난사 사고가 나오면서 올해 4명 이상의 사망자가 나온 총격 사고가 10건으로 늘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4일 보도했다.

미국 비영리단체 '총기 폭력 아카이브'(GVA)의 통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4명 이상 죽거나 다친 대규모 총격 사건은 최소 215건이다. 이 중 4명 이상의 사망자가 나온 사건은 10건이었다.

지난해에는 4명 이상 죽거나 다친 대규모 총격 사건은 총 693건이었고, 4명 이상의 사망자가 나온 사건은 28건이었다.

이날 텍사스주 유밸디의 한 초등학교에서 벌어진 총기 난사 사고는 올해 들어 가장 많은 사망자를 낳은 총격 사건이다.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이날 긴급 브리핑을 열고 18세 남성이 학교로 걸어들어와 학생들과 교사를 향해 마구 총을 쐈다고 발표했다.

이 사고로 어린이 18명과 성인 3명이 살해됐다. 사건 현장과 135㎞ 떨어진 샌안토니오에 거주하는 샐버도어 라모스로 확인된 범인은 출동한 경찰에 의해 사망했다.

애벗 주지사는 범인이 권총을 사용했고 소총도 사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지난 14일에는 18세 백인 남성 페이튼 젠드런이 군복에 방탄복까지 입고 반자동소총을 소지한 채 미국 뉴욕주 버펄로의 한 흑인 동네에 있는 한 슈퍼마켓에 들어가 사람들을 향해 마구 총을 쐈다.

이 사고로 10명이 살해됐고 3명이 다쳤다. 사망자는 모두 흑인이었다.

젠드런은 범행을 저지르기 전 인터넷에 올린 180페이지 분량의 성명에서 백인이 유색인종에 의해 대체될 것이라는 백인우월주의자들의 음모론인 '대체 이론'(great replacement)을 언급했다.

경찰에 체포된 그는 무죄를 주장하지만, 종신형에 처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사건 발생 후 며칠 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총기참사 현장을 방문해 이번 사건을 '국내 테러'로 규정한 뒤 "미국에서 악은 승리하지 못할 것이며, 백인우월주의는 결국엔 이기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버펄로 총격 사건 발생 하루만인 지난 15일에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라구나 우즈의 어바인 대만 장로교회에서 대만계 미국인이 총기를 난사해 1명이 숨지고 4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범인은 대만에서 태어났지만, 출신국에 증오심을 지닌 인물로 알려졌다.

연방수사국(FBI)은 범인에게 살인과 살인미수 혐의를 우선 적용한 뒤 증오범죄 적용 여부를 놓고 수사 중이다.

같은 날 휴스턴에서는 한 야외 벼룩시장에서 싸움이 벌어졌으며 총격 사건이 발생해 2명이 숨지고 3명이 중상을 입었다.

미국프로농구(NBA) 밀워키 벅스와 보스턴 셀틱스의 동부 콘퍼런스 준결승 6차전이 열린 지난 13일 밤에는 경기장 인근 유흥가에서 두 건의 총격 사건으로 모두 20명이 다쳤다.

지난 4월에는 아침 출근 시간에 브루클린의 지하철 안에서 한 남성이 방독면을 쓰고 연막탄을 던진 뒤 총기를 난사했다.

이 사건으로 사망자는 없었지만 12명이 다쳤다. 용의자는 다음날 경찰에 체포됐으며 대중교통 시스템에 대한 테러 혐의로 기소됐다.

이 밖에도 4월에는 새크라멘토의 한 나이트클럽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해 6명이 사망하고 12명이 다쳤고, 3월에는 아칸소주 듀머스의 한 지역 행사에서는 2명이 군중을 향해 총을 난사해 1명이 숨지고 어린이 6명을 포함 27명이 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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