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논란되며 18개州서 금지법 통과…"유리한 신체 조건"

"금지시 사회적 낙인 우려"…일반적인 인식은 개선 추세

(서울=연합뉴스) 김동현 기자 = 미국에서 트랜스젠더(태어날 때 성과 다른 성 정체성을 가진 사람)에 대한 인식이 나아지고 있지만, 다수는 트랜스젠더가 여자 스포츠에서 경쟁하는 것은 반대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워싱턴포스트와 메릴랜드대가 지난달 4∼17일 성인 1천503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14일(현지시간)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55%는 트랜스젠더 여성이 고교 스포츠에서 다른 여성과 경쟁하는 것에 반대했다.

조사 대상의 58%는 대학과 프로 스포츠에서 경쟁하는 것도 반대했다.

유소년 단위에서는 반대 비율이 49%로 좀 낮아졌다.

트랜스젠더 여성이 경쟁해도 된다고 답한 비율은 유소년·고교·대학·프로 모두 약 30%였고, 15%는 의견이 없었다.

워싱턴포스트는 자신을 트랜스젠더로 인식하는 젊은이들이 늘어나는 가운데 스포츠에서 트랜스젠더 여성이 다른 여성과 경쟁해도 되는지가 사회·정치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미 최소 17개 주(州)에서 트랜스젠더 여성이 여자 스포츠에 참여하는 것을 금지한 가운데 최근 루이지애나주도 이 대열에 동참했다.

이 같은 금지법안은 대부분 작년에 공화당 주도로 입법됐다.

트랜스젠더 여성의 경기 참여에 반대하는 이들은 트랜스젠더가 근육량, 뼈대, 골 밀도, 테스토스테론 등 선수의 실력에 영향을 미치는 신체적 요인에서 다른 여성보다 월등해 경쟁이 불공정하다고 주장한다.

경기 참여를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들은 금지법이 이미 트랜스젠더가 아닌 여성보다 정신건강 문제를 경험할 위험이 큰 트랜스젠더 소녀들에게 또 다른 낙인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의 68%는 트랜스젠더 소녀가 유소년 경기에 참여하면 다른 소녀보다 유리할 것이라고 답했다.

경기 참여 금지가 트랜스젠더 소녀의 정신건강에 미칠 영향에 대해 우려를 표한 응답자는 52%로 집계됐다. 48%는 "별로" 또는 "전혀" 우려하지 않았다.

스포츠 참여와 달리 트랜스젠더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은 대체로 긍정적이었다.

조사 대상의 40%는 트랜스젠더에 대한 사회적 포용성성을 높이는 게 "사회에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35%는 "좋지도 나쁘지도 않다"고 했으며, 25%는 "사회에 부정적"이라는 의견이었다.

부정적이라는 의견은 1년 전 퓨리서치 조사의 32%보다 감소했다.

같은 질문에 민주당의 64%가 긍정적이라고 답했지만, 공화당에서는 그 비율이 14%에 불과했다.

미국인 6명 중 1명은 트랜스젠더 친구나 가족이 있었고 40%는 아는 트랜스젠더가 있다고 밝혔다.

트랜스젠더는 미국 인구에서 매우 소수에 불과하지만 젊은층에서는 그 비율이 더 높다.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가 지난 7일 공개한 조사에서 미국인의 0.6%가 자신을 트랜스젠더로 여겼는데 18∼29세에서는 그 비율이 2%였다.

blueke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