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롭고 쓸쓸 '코로나 블루', 시도때도 없는 '증오범죄'공포… 

[뉴스포커스]

'실비치 레저월드'총 6800 가구중 한인 2000명
 라구나우즈 빌리지도 타주 등서 이주 인기몰이
모여 살아 재밌고 안전, 팬데믹 이후 입주 급증
"자식들에 눈치 안주고 '인생 2막'최적의 장소"

#지난해 김모씨(70·실비치)는 풀러튼의 자가 주택을 팔고 실비치 실버타운에 입주했다. 2년 전 코로나19로 남편을 잃은 김씨는 "이젠 이야기 할 사람도, 함께 식사 할 사람도 없다"며 "나 혼자 큰 집에 살 이유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나처럼 남편을 먼저 보낸 비슷한 연배의 친구들이 많아서 서로 의지하며 지낸다"며 "커뮤니티 내 라인 댄스반, 기타반, 수영반, 장구반, 합창반 등 다양한 클래스들을 즐기느라 우울할 틈이 없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실버타운을 찾는 한인 시니어들이 증가하고 있다.

 팬데믹으로 아시안 증오범죄가 극에 달하면서 보다 안전한 실버타운이 뜨고있다. 코로나19로 사랑하는 배우자를 먼저 떠나 보내고, 코로나 블루로 삶의 활력을 잃은 노인들에게 아직 희망이 남아있다. 실버타운이 코로나를 딛고 인생 제 2막을 시작하는 노인들에게 자식 눈치 안보고 사회 생활을 즐길 수 있는 최적의 장소로 인기 몰이를 하고있다. 

 이모씨(71·LA)는 내달 라구나 우즈에 있는 실버타운 '라구나우즈 빌리지'에 입주하기로 했다.

 이씨는 "팬데믹으로 아시안 증오범죄가 심각해져서 나같은 노인들은 더 위험하다"며 "일반 주택가보다 안전하고 관리가 잘 되어 있어서 마음이 놓인다"고 말했다. 특히 "집에 살면 이것 저것 손봐야 할 문제들이 결국 내 몫인데 전화 한통이면 모든걸 해결해 주는 실버타운에서 남은 여생을 편히 살고싶다"고 말했다.

 2년전 실비치의 한 실버타운에 입주한 윤모씨(73)는 "1년 새 새로 입주한 노인들이 많아졌다"며 "비슷한 사람들끼리 모이니 금새 친해진다"고 말했다. 윤씨 부부는 또래 노인들과 골프도 다니고 오는 독립기념일에는 함께 여행도 가기로 했다. 윤씨는 "주말마다 자식들이 오진 않나 눈치 안봐도 되고 우리끼리 즐겁게 보낼 수 있어서 편하다"고 말했다.

 실비치 '레저월드' 지역 부동산 전문가 필립 박 에이전트에 따르면 이곳 한인 거주자는 10년 전 300명에서 현재 2000여명에 달한다. 레저월드에는 총 6863가구가 입주 해 있다. 

 박 에이전트는 "팬데믹 이후로 실버타운을 찾는 한인들이 확실히 늘었다"며 "한인타운에서도 가깝고 교통이 편리해서 타주에서도 많이 찾아오는 추세"라고 말했다.

 뉴스타 부동산 캘리 노 에이전트는 "팬데믹 이후로 라구나 우즈 실버타운에 입주를 원하는 한인들이 급증했다"며 "코로나19로 조기 은퇴를 하거나, 팬데믹으로 인한 아시안 혐오 범죄가 급증하면서 보다 안전한 커뮤니티에서 살기 원하는 한인들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보고있다"고 전했다.

 미시시피에 기반을 둔 프로매투라의 실버타운 커뮤니티 마케팅 분석가 마가렛 윌데는 "실버타운 부동산 시장이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가고 있다"며 "업계가 되살아 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노인들은 친구를 사귀고 보다 안전한 사회 생활을 하기 위해 실버타운으로 들어 온다"며 "처음엔 두려워 하지만 모두들 새로운 세상에서 새 삶을 얻는 느낌이라고 입을 모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