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금지법 발효 하루 앞둬…텍사스·미주리서도 폐쇄 잇따라

(서울=연합뉴스) 김동현 기자 = 미국 미시시피주의 낙태 금지를 하루 앞두고 이 지역에 마지막으로 남아있던 낙태시술소가 끝내 문을 닫았다.

6일 AFP통신과 미 정치매체 더힐 등에 따르면 미시시피주의 유일한 낙태시술소인 잭슨여성보건기구(Jackson Women's Health Organization)는 이날 마지막 시술을 했다.

이 시설은 아직 낙태가 합법인 뉴멕시코주로 이전할 계획이다.

그동안 시설 운영자금을 모금해온 핑크하우스펀드는 트위터에서 "불리한 여건에서도 이어온 투쟁이 끝났다"라며 "우리는 그 누구도 낙태시술을 하려 하지 않고 할 수 없을 때 이곳을 지켰고 우리가 한 일이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이 시설은 건물 외벽의 색상 때문에 '핑크하우스'로도 불린다.

잭슨여성보건기구는 낙태를 헌법권리로 확립한 1973년 '로 대 웨이드' 판결의 폐기로 귀결된 연방대법원 소송을 시작한 당사자로 전국의 주목을 받았다.

2018년 미시시피주가 임신 15주 이후에는 대부분 낙태를 금지하는 법을 제정하자 소송을 제기했고 주정부가 항소해 연방대법원까지 올라간 것이다.

다만 잭슨여성보건기구가 당장 문을 닫는 이유는 7일부터 효력이 발생하는 낙태금지법 때문이다.

임신부의 생명이 위험하거나 성폭력에 따른 임신 등 매우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면 대부분 낙태를 금지하는 이 법은 2007년 통과됐으며, 연방대법원의 '로 대(對) 웨이드' 판결이 폐기되면 자동으로 효력이 발생하게 돼 있었다.

잭슨여성보건기구는 주(州) 법원에 이 법의 효력을 일시 정지해달라고 요청했지만 기각됐다.

이제 낙태를 원하는 미시시피 여성은 약을 쓰거나 일리노이 등 낙태가 합법인 주에서 원정 시술을 받아야 한다.

이에 뉴멕시코를 비롯한 민주당 성향의 주에서는 다른 주의 주민에게 낙태 시술을 하는 의료진을 보호하는 행정명령을 발동하기도 했다.

연방대법원 판결 이후 미국 내 여러 주에서 낙태시술소가 문을 닫고 있다.

여성의온전한건강(Whole Woman's Health)도 이날 텍사스주의 시설 4곳을 폐쇄하고 뉴멕시코주에 한 곳을 새로 연다고 발표했다.

미주리주의 유일한 낙태시술소도 지난달 23일부로 운영을 중단했다.

blueke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