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 97그룹' 구도…'어대명' 대세론 속 단일화 논의 주목

최고위 컷오프, 장경태 박찬대 고영인 서영교 고민정 정청래 송갑석 윤영찬 8명 통과

(서울=연합뉴스) 고동욱 정윤주 기자 = 더불어민주당의 8·28 전당대회에 나설 당대표 후보가 박용진·이재명·강훈식 후보(이하 기호순) 등 3명으로 압축됐다.

민주당은 28일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8명의 당 대표 후보를 대상으로 예비경선을 치른 결과 이같이 결정됐다고 도종환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장이 발표했다.

3선 김민석 의원과 이동학 전 최고위원, 재선 강병원·박주민 의원, 5선 설훈 의원 등 5명은 예비경선에서 탈락했다.

이번 예비경선에는 선거인단 383명 가운데 344명(89.82%)이 참여했다. 당 규정에 따라 순위와 득표수는 공개되지 않았다.

이른바 '97그룹(90년대 학번·70년대생)' 주자 중 하나인 박용진 후보는 민주당 내의 대표적인 '비주류 소신파'로 분류된다. 당내 기반이 약하다는 평가도 일각에서는 있었지만, 30%의 국민 여론조사가 도입된 이번 예비경선에서 소신파 이미지와 높은 인지도 등에 힘입어 컷오프를 통과한 것으로 분석된다.

박 후보는 예비경선 통과 후 기자들과 만나 "변화해야 이긴다. 혁신해야 우리가 더 커질 수 있다"며 "포용하는 정당, 민주당을 만드는 데 앞장서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재명 후보는 지난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를 지냈고, 윤석열 정부와 각을 세울 강한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당내 핵심 지지층의 강력한 지지를 받으며 대세론을 형성해 왔다.

이 후보는 "우리 민주당이 상대의 실패를 기다리는 반사이익 정치가 아니라 국민의 신뢰를 받는 유능한 대안정당이 되라는 뜻으로 이해한다"며 "이기는 민주당을 통해 차기 총선에서 승리하고 다음 대선에서도 이길 수 있도록 전국정당화를 확실하게 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강훈식 후보는 박 후보와 함께 97그룹 주자로 분류된다. 지난 대선에서 '이재명 선대위' 전략기획본부장을 맡기도 했으나, 이번 전당대회에서는 세대교체가 필요하다는 당내 여론의 지지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강 후보는 "승리를 위한 새로운 파격이 시작됐다. 동풍에서 강풍이 불기 시작했다"며 "기세를 몰아 새로운 변화의 바람을 만들고 혁신을 통해 미래의 민주당을 열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앞으로 한 달간의 본선 레이스는 이른바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을 앞세운 이 후보와 세대교체를 주장하는 97그룹의 대결 구도로 짜였다.

전당대회 본선에서는 대의원 30%, 권리당원 40%, 일반 당원 여론조사 5%, 일반 국민 여론조사 25%를 각각 반영해 대표를 뽑는다.

권리당원의 지지세와 인지도가 가장 높은 이 의원이 유력한 '1강'으로 분류되는 가운데, 박 후보와 강 후보의 단일화가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박 후보는 꾸준히 단일화 논의에 힘을 실어 왔고, 강 후보는 예비경선 기간의 단일화에는 반대하면서도 컷오프 이후 논의는 열려 있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이날 예비경선 직후에도 박 후보는 "오늘 밤 넘어가기 전에 강 후보와 긴밀한 통화를 해보겠다. 강 후보와 커다란 스크럼을 짜서 대이변의 장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강 후보는 "저도 논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17명이 후보로 나선 최고위원 선거에서는 장경태 박찬대 고영인 서영교 고민정 정청래 송갑석 윤영찬 후보(기호순) 등 8명이 예비경선을 통과했다.

민주당 전당대회 본경선은 내달 6일 강원 및 대구·경북을 시작으로 한 달간 매주 주말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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