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년 만의 최악 가뭄에 바닥 드러낸 강

[해외토픽]

스페인, 수백개 선사시대 돌기둥
기원후 79년 건설 로마의 요새도
로마, 네로 황제 건설 다리 유적
中 양쯔강선 600년전 바위 불상

500년 만에 유럽을 강타한 최악의 가뭄으로 영향으로 7,000년 전 스페인판 '스톤헨지'와 청동기 시대 건물터, 로마의 네로 황제가 건설한 다리 등 다양한 인류문화 유산들이 발견됐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스페인 서부 카세레스주 발데카나스 저수지에서는 이달 초 수백개의 선사시대 돌기둥이 신비한 자태를 드러냈다.

이른바 스페인판 스톤헨지 '과달페랄의 고인돌'로 불리는 유적이 이베리아반도의 건조한 날씨로 저수지 수위가 총량의 28%까지 내려가자 저수지 한쪽에서 그 모습을 완전히 드러낸 것이다.

해당 유적은 7,000년 전에 세워진 것으로 추정되며 1926년 독일 고고학자가 최초로 발견했으나 1963년 프랑코 독재정권 치하에서 농촌 개발 프로젝트로 댐이 만들어지면서 침수됐다. 그 후로 고인돌이 모습을 드러낸 것은 4번뿐이다.

스페인 북서부 갈리시아 지역에서는 올봄부터 기원후 69∼79년에 건설된 로마의 요새가 다시 보이기 시작했다. 저수지가 조성되면서 1949년에 물 아래로 잠겼던 이 유적은 현재 2만 4천㎡ 규모의 면적 전체가 드러난 상태다.

이와 함께 이곳에선 30년 전 저수지 건설로 수몰된 아세레도 마을이 옛 모습을 드러내 관광객을 끌고 있다.

독일에서도 라인강이 흐르는 프랑크푸르트 남쪽의 보름스와 레버쿠젠 근처의 라인도르프 등지에서 기근석이 모습을 다시 나타내는가 하면, 로마 티베르강에서는 네로 황제가 건설한 것으로 추정되는 다리 유적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 다리는 네로 황제가 강 건너편에 있는 자신의 모친 아그리피나의 저택에 편하게 가려고 만든 것으로 전해진다.

가뭄때문에 150년만에 수위가 최저 수준으로 급강한 양쯔강에선 600년 된 바위를 깎아 만든 불상 3개가 드러났다. 

메마른 강바닥에서 나오는 것은 고대 유적만이 아니다. 세르비아 항구도시 프라호보 인근 다뉴브강에서는 2차 대전 때 탄약과 폭발물이 실린 채로 침몰한 독일 군함 20여 척이 발견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