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대북 전문가들 '실패 인정하라' 한목소리"

美의 비핵화 고집은 '촌극', 군비축소 집중해야


미국은 북한의 비핵화를 설득하는 데에 실패했다고 인정하고 대신 위험을 줄이고 군축협정 조치에 집중하는 편이 낫다고 워싱턴의 북한 전문가들이 입을 모았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9일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워싱턴의 대북 전문가들은 미국, 한국, 일본에서 쏟아지는 군사적 제스처와 호전적 발언들이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을 억제하기 위한 계획과 수단( ideas and options)이 소진됐다'는 현실을 숨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미국과 동맹국들은 북한이 한반도에서 군사갈등 위험을 줄이는 단계를 밟는 데에 동의하도록 집중해야 한다고 워싱턴 분석가들은 조언했다. 

워싱턴 소재 카네기 국제평화재단의 안키트 판다 핵무기 전문가는 FT에 "비핵화 고집은 실패(failure)일 뿐 아니라 촌극(farce)"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북한이 시험하고 우리는 반응했다. 우리는 우리의 삶은 영위해야 한다"며 "북한이 이미 이겼다. 입에 쓴 약(bitter pill)이지만 언젠가 우리가 삼켜야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이 북한의 핵무기가 계속 있을 것이라는 현실을 인정하기 전까지 더 오래 기다릴 수록 북한의 무기는 더욱 커지고 정교화해질 것이라고 판다 전문가는 예상했다. 또 북한이 미래의 협상에서 뽑아낼 수 있는 비용도 더 커질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워싱턴 씽크탱크 스팀슨센터의 제니 타운 38노스 프로그램 디렉터는 "비핵화 유도를 위한 창문이 닫혔다"고 평가하고 "현재 상황에서 북한이 비핵화에 나설 것이라는 생각은 비현실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