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2015년부터 올해까지 최근 8년간이 관측기록상 지구 온도가 높은 해 1∼8위를 차지할 전망이라고 세계기상기구(WMO)가 6일(현지시간) 발표했다.

WMO는 이집트 샤름 엘 셰이크에서 열리는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회의(COP27) 개막에 맞춰 공개한 '2022년 글로벌 기후 보고서' 초안에서 올해 9월 말까지의 관측자료를 근거로 이렇게 전망했다. 연말까지 관측자료를 모두 반영한 정식 최종 보고서는 내년 4월에 발표될 예정이다.

WMO는 산업화 직전 온도(1850∼1900년의 지구 평균 온도)를 기준으로 놓고 비교한 편차를 제시하는 방식으로 최근 온도 추이를 설명했다.

이에 따르면 현재 전망으로는 올해의 지구 평균 온도는 역대 관측기록상 5위 혹은 6위에 해당하는 편차 1.15도로 예상된다. 즉, 산업화 직전 대비 1.15도 높다는 것이다.

2020년 말부터 나타난 라니냐 현상이 올해 말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작년과 올해 지구 평균 온도를 그 전 수년간보다는 다소 낮추는 효과가 있었다는 게 WMO의 설명이다.

올해 해수면 상승 속도는 1993년의 2배였다. 해수면 높이는 2020년 1월 이래 10mm 상승해 올해 최고 기록을 세웠다.

2022년은 유럽 알프스 빙하가 녹는 속도가 2003년보다 더욱 빨라 1위 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린란드의 얼음판은 26년 연속으로 질량이 줄었으며, 관측사상 처음으로 9월에 그린란드에 눈이 아닌 비가 내렸다.

2013년부터 올해까지 10년간의 지구온도 평균은 산업화 직전 온도 대비 1.14도 높았다. 이는 2011년부터 2020년까지 10년간 지구온도 평균이 기준치 대비 1.09도 높았던 것과 비교하면 최근 몇 년간 온난화가 더욱 심해졌음을 뜻한다.

바다 평균 온도는 2021년에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전체의 바다 평균 온도 추정치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페테리 탈라스 WMO 사무총장은 파리 기후협약에서 거론된 '지구 온도 상승폭 1.5도 제한' 목표는 이미 달성 불가능할 정도로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다고 설명하고, "앞으로 적어도 수백년, 어쩌면 수천년간 빙하가 녹는 일이 계속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이에 따라 '물 안보' 문제가 제기될 것이고, 해수면 상승이 계속되면서 해안 지역 거주자들과 지대가 낮은 국가들이 큰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탈라스 총장은 "기후변화에 책임이 가장 적은 이들이 가장 심한 고통을 겪는 경우가 너무나 많다"며 파키스탄 홍수 참사와 소말리아 반도에서 많은 목숨을 앗아간 가뭄의 예를 들었다.

그는 이어 "올해는 잘 준비된 사회들도 극단적 사건(극단적 기후재해)으로 큰 피해를 겪었다"며 유럽과 중국 남부에서의 폭염과 가뭄을 거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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