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동양인 등 지지자 300여명 모여 재선 확정에 '환호'

스트리클런드 의원 "바로 우리가 오늘 선거에서 이길수있던 힘"

(타코마[미 워싱턴주] =연합뉴스) 민경락 기자 = 8일 연임에 성공한 매릴린 스트리클런드 미국 연방하원의원의 개표 행사에는 백인들뿐만 아니라 동양인·흑인 등 다양한 인종의 지지자들이 모여들었다.

이날 개표파티에 참석한 한 한국인은 "현재 이 지역에 살고 있지 않아 투표권은 없지만 오래전부터 지지자로 활동해왔다"고 말했다. 한인뿐만 아니라 중국인들 지지자도 다수 눈에 띄었다. 상당수의 아프리카계 미국인들도 파티장에 나와 개표 결과를 지켜보며 스트리클런드 의원의 승리에 환호했다.

지지자들의 다양성은 한국계·아프리카계인 스트리클런드 의원의 남다른 정체성과 관련이 깊다. 스트리클런드 의원은 한국인 어머니 김인민씨와 한국에 파견 중인 미군 흑인 아버지 윌리 스트리클런드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 미국인이다.

한국 이름이 '순자'로, 한국계 사이에서 '순자씨'라는 애칭으로 불려온 스트리클런드 의원은 A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절반만 한국인이라고 말을 듣기도 했지만 나는 한국계와 아프리카계가 섞인(hybrid) 문화적 정체성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한국계로서의 정체성을 자랑스럽게 여기며 어머니로부터 물려받은 정신적 유산을 소중히 여기는 모습을 보여왔다.

그는 2018년 시애틀비즈니스매거진과의 인터뷰에서 "내가 자라던 1950∼1960년대 미국인들이 김치에 대해 좋지 않게 얘기했지만 지금은 모든 사람이 김치를 찾는다"라며 "나는 한국인의 뿌리를 가졌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월 워싱턴DC 의회의사당에서 치러진 하원 의원 취임 선서에서는 붉은색 저고리에 짙은 푸른색 치마 차림의 한복을 입고 참석해 화제가 됐다.

이날 워싱턴주 타코마시(市) 문화공간 알마(ALMA)에서 열린 개표 파티에는 오후 7시부터 300명의 지지자가 모여 행사장을 가득 채웠다.

지지자들은 무대 위 대형 스크린을 통해 중개되는 개표 결과를 지켜보며 민주당의 승리를 응원했다. 오후 8시 30분 전후로 개표 결과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현장 분위기는 더욱 고조됐고 일부 지지자들은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개표가 절반 이상 진행된 상황에서 스트리클런드 의원이 공화당 후보와 14%포인트의 격차를 벌려 놓자 파티장에 모인 지지자들은 사실상 승리를 확정 지었다.

스트리클런드 의원은 무대 위에 올라 "스테이트·카운티 정부 모두가 100% 의견이 항상 일치하지 않지만 우리는 관계를 맺고 함께 일하고 있다"며 "그것이 바로 우리가 오늘 선거에서 이길 수 있었던 힘"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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