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6억원에 팔릴 뻔했던 '티라노'의 반전

뼈 수 논란 경매 전격 취소

세계 최고 수준의 견본으로 알려졌던 티라노사우루스 렉스(T-렉스)의 화석 경매가 ‘복제 뼈’ 논란 끝에 전격 취소됐다.

20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경매사 크리스티는 이날 성명을 내고 “티라노사우루스 렉스 위탁자와 상의한 끝에 11월30일 홍콩에서 열릴 예정이던 경매를 취소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경매 위탁자는 공공 전시를 위해 화석 견본을 박물관에 대여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당초 크리스티는 ‘셴’이라는 이름의 티라노사우루스 화석 견본을 열흘 뒤 경매에 부칠 예정이었다. 또 “박물관 전시 기준에 부합하는 세계적인 수준의 견본”이라고 광고했다. 추정 가격은 1500만∼2500만달러(약 201억5000만∼335억8000만원)다.

경매 취소 이유에 관해 크리스티 측은 “추가 연구를 통해 얻는 혜택이 더 많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으나 셴 화석 경매를 앞두고 얼마나 많은 복제 뼈를 사용했는지 등을 둘러싸고 논란이 제기된 상황이었다. 사우스다코타주의 화석 전문회사 블랙힐스 지질학연구소는 크리스티가 지난 2020년 경매에서 3180만달러에 판매한 또 다른 T-렉스 화석 ‘스탠’과 이번에 판매하는 ‘셴’의 두개골이 유사하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블랙힐스에서 개당 12만 달러에 판매하는 ‘스탠’의 폴리우레탄 골격 주형을 ‘셴’ 소유주가 구입해 복제 뼈를 생산한 뒤 전체 골격을 완성하는 데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문제가 제기되자 크리스티는 온라인 경매 자료 설명을 수정해 ‘스탠’ 복제 뼈가 사용됐다는 사실을 추가했다.
T-렉스 뼈는 총 300∼380개 정도로 추정된다. ‘셴’의 진짜 뼈는 79개 정도다. 스탠은 190개, 시카고 필드자연사박물관에 전시된 수의 진짜 뼈는 250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