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

지구 온난화로 북극 한파가 제트기류 뚫고 북미 남하 
'폭탄 사이클론',10분 만에 피부에 동상 가능 위협적
텍사스 등은 1989년 이후 가장 추운 연말연시 될 듯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혹한과 거센 눈보라를 동반하는 겨울철 이상기후 현상인 ‘폭탄 사이클론(bomb cyclone)이 미국을 덮쳐 최악의 한파가 예상된다. 기후 온난화로 가뭄과 폭설 같은 극단적 기후현상이 매년 반복되고 악화한다는 분석이다. 미국 북부와 중서부 지역에서 항공편 무더기 결항 등 큰 혼란이 우려된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 국립기상청(NWS)은 폭탄 사이클론이 22일부터 23일까지 미 중서부 지역을 중심으로 점차 확대될 것이라고 이날 예보했다.

기상청은 몬태나주의 일부 지역이 22일 아침 최저 기온이 영하 51도, 와이오밍주 러스크 마을에서는 최저 영하 57도를 기록할 것이라며 혹한 경보를 발령했다. 그러면서“이런 추위는 단 10분 만에 피부에 동상을 일으킬 정도로 위협적”이라고 전했다.

북부지역에선 이미 강추위가 시작됐다. 노스다코타주의 일부 도시에선 22일 기온이 영하 22도를 기록했다. 이맘때 평균기온(영하 9도)을 크게 밑돈다. 노스다코타주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비타 토마스는 “건물 밖으로 나가면 추위가 뺨을 때리는 것 같다”며 “추위에 익숙한 이곳 주민들에게도 이런 날씨는 정말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강력한 바람과 눈보라까지 몰아쳐 인체가 느끼는 체감온도는 더욱 떨어질도 모르는 상황이다. NWS에 따르면 23일 기준 체감온도는 △북부 사우스다코타주 영하 42도 △중서부 미주리주 영하 35도 △중남부 테네시주 영하 25도 등이다. NWS 측은 “텍사스주와 아칸소주 등은 1989년 역대 최고 한파가 몰아친 이후 가장 추운 크리스마스를 맞을 것”이라고 전했다.

폭탄 사이클론은 북극의 차가운 기류와 대서양의 습한 공기가 만나 만들어지는 겨울철 이상기후 현상이다. 북극 한기를 가뒀던 제트기류가 지구 온난화로 약해지면서 찬 공기가 남하하고, 이후 대서양의 습한 공기와 만나면서 폭탄처럼 폭발적으로 소용돌이치는 저기압 폭풍으로 발전하게 된다.

이로 인해 최악의 한파와 폭설, 돌풍이 발생하게 되는 원리다. 기상 학계에서 쓰는 폭탄 사이클론의 정식 명칭은 '봄보제네시스(Bombogenesis·폭탄 발생)'다. 앞서 미국에선 2019년 3월에도 폭탄 사이클론이 발생해 일부 주들에서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폭탄 사이클론이 무서운 점은 단시간 내에 기온이 급강하한다는 점이다. NWS 기상예측센터의 알렉스 라머스 기후 전문가는 “폭탄 사이클론은 차가운 냉동 덩어리”라며 “사이클론이 닿는 지역은 단 몇 시간 만에 수십 도가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갑자기 추위와 맞닥뜨리게 되면 동상과 저체온증 등이 발생해 자칫하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美항공업계 초비상 
연말 '무더기 결항' 

이로인해 항공업계에선 비상이 걸렸다. 25일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여행을 떠나는 이들로 22, 23일 이틀 동안 미 전역에선 약 10만 편의 항공편이 예약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폭탄 사이클론의 영향으로 항공편 결항이나 지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미국 주요 교통허브인 시카고 공항과 디트로이트 공항이 폭탄 사이클론에 피해를 입을 경우 항공기 5,000편의 운항이 멈춰 설 것으로 추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