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폭풍에 고립, 문두들긴 韓 관광객 일행에 문열어주고 훈훈한 '베품의 손길' 美 치과의사 부부

[뉴스포커스]

눈쌓인 도로서 차 도랑에 빠져 발묶인 10명 관광객
인근 집주인, 생면부지에 침실과 음식 내주고 환대
마침 한식 팬 부부와 함께 이틀간 즐거운 한식 잔치
韓 관광객들"운명 같은 만남"…부부 "잊지못할 추억"

미국 전역을 꽁꽁 얼게 만든 겨울 폭풍 때문에 고립된10명의 한국인 관광객에게 따뜻한 도움의 손길을 건넨 미국인 치과의사 부부 사연이 화제다. 평소 한식 애호가로 알려진 이들 미국인 부부는 눈 쌓인 도로에 갇힌 한국인들에게 집을 내어주고 함께 성탄 파티를 즐겼다. 

이같은 훈훈한 크리스마스 스토리의 주인공은 뉴욕주 버펄로에 거주하는 알렉산더 캠파냐와 안드레아 캠파냐 부부다. 

▶"졸지에 여관 주인됐어요"
버팔로는 미국을 강타한 겨울 폭풍의 중심지역이었다. 지난 23일과 24일 전 지역을 강타한 겨울 폭풍으로 미국에선 170만 가구의 가정과 기업에 정전이 발생하고 수십명이 사망했다. 특히 뉴욕주 버펄로 지역은 폭설로 눈이 110cm까지 쌓이고 강풍까지 겹쳐 가시거리가 제로에 가까운 ‘화이트아웃’ 현상까지 벌어질 정도로 위험한 상황이었다.
그렇게 성탄 주말을 기다리던 지난 23일. 누군가 캠파냐 부부네 현관문을 ‘똑똑’ 두드렸다. 눈 쌓인 도로에 발이 묶여버린 한국인 관광객들이었다. 
국내 한 여행 업체를 통해 뉴욕을 여행 중이던 한국인 관광객들은 승합차를 타고 워싱턴에서 출발해 나이아가라 폭포로 향하던 중 차가 도랑에 빠져버렸고, 제설 삽을 빌리기 위해 인근에 있던 캠파냐 부부 집을 찾은 것이었다.
부부는 그들에게 삽을 빌려주는 대신 다른 선택을 했다. 눈이 도로에 빠르게 쌓여가는 상황에서 차를 끌어낸다하더라도 더이상의 운전은 위험하다며 그들에게 일단 집안에 들어와 몸을 녹이고, 남은 시간을 따뜻하게 보내라고 제안한 것이다. 그러면서 그들이 주말 동안 머물 수 있도록 침실 3개를 내줬다. 우연히 찾아온 생면부지의 손님들을 상대로 릫여관 주인릮을 자처한 셈이었다. 
그렇게해서 캠파냐 부부 집에 모인 한국인은 여성 7명과 남성 3명 등 모두 10명. 평택에서 신혼여행 온 최요셉(27)씨 부부를 비롯해, 한국에 있는 부모님을 초대한 인디애나 대학 유학생, 서울에 사는 20대 친구 두 명 등이었다. 고교시절을 미국서 보낸 최씨의 아내와 유학생 등이 있었기 때문에 영어 소통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운명 같은 만남에 캠파냐 부부의 집은 북적였다. 

▶"한 편의 영화같은 '우연'의 감동" 
특히 마침 눈 폭풍이 강타할 것을 예상해 사전에 식량을 충분히 비축해 둔 상태였던 캠파냐 부부는 뜻하지 않게 찾아온 최씨 일행에 음식을 아낌없이 나눠줬다. 특히 평소 한식 애호가였던 부부는  전기밥솥 같은 가전제품부터 김치, 고추장, 간장, 참기름, 맛술까지 온갖 식재료를 마련해둔 덕분이었다.
한데 모인 이들은 딸을 한국에 유학보낸 한국인 어머니의 손맛을 거친  닭볶음탕과 제육볶음 등 푸짐한 한식을 만들어 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모두가 한 편의 영화 같은 크리스마스이브를 보내고, 25일 한국 관광객들을 태우러 온 차량이 도착하며 즐거웠던 파티는 끝나게 됐다. 최씨는 “우리가 캠파냐 부부의 집을 찾은 것은 운명 같은 일이었다”며 “그들은 내가 만나본 사람 중 가장 친절했다”고 말했다. 
캄파냐 부부는 예상치 못한 손님들과 함께 너무 즐거웠다면서 "독특한 축복이었다"고 말했다. 부부는 "(뜻하지 않던 손님들과의 만남이) 한국 방문을 계획하도록 영감을 줬다"며 "우리는 이 추억을 절대 잊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긽
이들의 스토리를 전한 뉴욕타임스는 “만약 한국 관광객 일행이 캄파냐 부부 집에서 하룻밤 더 발이 묶였다면 그들은 크리스마스날 저녁에 한국 소고기 요리인 불고기를 해 먹을 생각이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