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MB계 총출동·300여명 '이명박' 연호…MB, 尹과 통화서 "尹정부 성공 위해 기도하겠다"

현역 국회의원들에 "尹정부 성공이 나라 위한 것"…與 당권주자 권성동에는 "열심히 하라"

(서울=연합뉴스) 류미나 김잔디 김철선 이승연 기자 = "지난 5년 동안 많은 분들이 성원해 주시고 기도해 주셔서 감사하단 말씀 드립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MB)이 30일 약 5년 만에 '자유의 몸'이 됐다.

윤석열 대통령의 지난 28일 신년 특별사면으로 사면·복권된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서울대병원에서 퇴원해 오후 1시56분께 서울 강남구 논현동 사저 앞에 도착했다.

검은색 카니발에서 부인 김윤옥 여사와 함께 내린 이 전 대통령은 거동이 불편한 듯 다리를 절뚝이기도 했지만, 10여 분가량 지지자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인사를 나눴다.

이어 취재진과 만나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했다.

이 전 대통령은 "세계적 위기를 우리 대한민국이 가장 먼저 극복하기 위해 국민 모두가 힘을 합쳐야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면서 "저는 대한민국의 번영을 위하고 대한민국을 위해서 기도함으로써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인터뷰 직전 한 어린아이를 힘껏 끌어안기도 했다. 이 아이는 이 전 대통령 손자로 알려졌다.

2분30초 가량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한 이 전 대통령은 곧장 자택으로 들어갔다. 사과 여부를 묻는 말에는 답하지 않았다.

최측근인 이재오 국민의힘 상임고문과 권성동 의원 등 옛 친이(친이명박)계 인사 일부도 뒤따랐다.

이후 이 전 대통령은 윤석열 대통령과 약 2분간 통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화에서 윤 대통령은 "빨리 건강을 회복하시길 바란다"는 말을 건넸고, 이에 이 전 대통령은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전직 대통령으로서, 국가와 국민을 위해서 역할을 해주시라"고 언급했고, 이 전 대통령은 "윤석열 정부가 성공하도록 열심히 기도하겠다"고 화답했다고 한다.

이 전 대통령은 이후 국민의힘 의원들을 향해서는 "윤석열 정부를 성공시키는게 나라를 위한 것인 만큼 현역의원들은 윤석열 정부 성공을 위해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권 의원을 향해서는 "열심히 해라"고 격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통령은 수감 기간 19∼23세 청년들로부터 수 천통의 격려 편지를 받아 모두 답장해줬다고 소개하면서 "젊은 세대에게 큰 희망을 보았다"는 소회를 밝혔다고 MB계 인사들이 기자들에게 전했다.

이 전 대통령은 또 탈북자 출신 국민의힘 태영호 의원에게 "대한민국이 정의롭고 공의로운 자유민주주의 국가로서 다시 경제번영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며 "태 의원은 북한에서 왔으니 자유와 민주주의가 얼마나 귀중한가를 누구보다 잘 알 것이다. 그러니 누구보다 이 나라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열심히 활동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태 의원이 페북에서 소개했다.

이 전 대통령은 아울러 자택 앞에 모인 지지자들을 언급, "모인 사람들이 기운을 잃지 않도록, 내가 꼿꼿하게 서 있었다. 구부정한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아서 많이 노력했다"는 속내를 털어놓기도 했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다.

이날 자택에는 옛 친이계 인사들이 총집결했다.

임태희·하금렬 전 대통령 비서실장, 김두우 최금락 홍상표 전 홍보수석, 김황식 전 국무총리, 류우익·맹형규·윤증현 전 장관, 정병국 이군현 김희정 전 의원 등 MB정권 당시 청와대와 정부·여당에서 요직을 맡았던 핵심 인사들이 모습을 보였다.

현역 국회의원 중에는 권 의원 외에 국민의힘 소속 윤한홍 조해진 류성걸 박정하 태영호 의원 등이 눈에 띄었다.

또 지지자 300여명(이명박 전 대통령 측 추산)은 연신 '이명박'을 외치며 환호했다.

앞서 이 전 대통령은 낮 12시 54분께 혜화동 서울대병원에서 퇴원했다.

이 전 대통령은 자택 이동 도중 강남구 압구정동 소망교회에 들러 40분 가량 머물렀다. 오랫동안 이 교회에 다닌 이 전 대통령은 현직 시절에도 장로직을 유지했다. 논현동 자택과 서울대병원 퇴원길에서는 반대 시위나 충돌은 없었다.

minary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