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오지 마, 우리가 먼저 왔잖아, 여기는 우리 땅이야"

[뉴스진단]

NASA 넬슨 국장, 치열한 우주 경쟁 경고
"자원이 가장 풍부한 곳 점령 시도 가능성
향후 2년 내 누가 우위 점할지 결판날 것" 

미국과 치열한 우주 경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이 달에서 자원이 풍부한 곳을 선점하고, 미국을 내쫓으려 할 가능성이 있다는 미 항공우주국(NASA) 경고음이 나왔다.

NASA 빌 넬슨 국장은 1일 보도된 미 정치 매체 폴리티코와 인터뷰에서 "우리가 우주 경쟁을 하고 있다는 것은 사실"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중국이 달에 발판을 마련한 뒤 가장 자원이 풍부한 곳을 점령하려 할 가능성이 있으며, 심지어 이곳에서 미국을 내쫓으려 할 수도 있다"면서 "미국과 중국의 달 경쟁이 점점 심해지면서 향후 2년 안에 누가 우위를 점할지 결판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넬슨 국장은 "그들이 달에서 과학 연구를 가장해 어떤 장소에 이르지 않도록 우리가 주의해야 한다"면서 "그들이 '들어오지 마, 우리가 여기 있잖아, 여기는 우리 영토야'라고 말하는 게 가능하지 않은 일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폴리티코는 이같은 발언이 중국을 상대로 한 매파적인 기조라고 평가했다. 특히 NASA가 50여년 만에 다시 달 표면에 인간을 내려놓기 위한 '아르테미스(Artemis) 프로그램'의 첫발로 지난해 11월 마네킹을 태운 캡슐 '오온'을 쏘아올려 26일 간의 임무를 마친 이후 나온 발언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인터뷰에서 미국과 중국의 달 경쟁 구도를 언급하면서 남중국해를 둘러싼 중국의 행보가 전례가 될 수 있다고도 지적했다.

넬슨 국장은 "만약 이런 얘기가 미심쩍게 들린다면 남중국해 스프래틀리(중국명 난사·베트남명 쯔엉사·필리핀명 칼라얀) 군도에서 그들이 뭘 했는지 보라"고 말했다.

다만, 넬슨 국장은 인터뷰에서 중국의 우주 프로그램과 관련해 구체적인 언급을 내놓지는 않았다.

중국은 달 탐사 계획 '창어(嫦娥)'에 따라 2024년엔 달 남극을 탐사하는 창어 6, 7호를 발사하고, 이르면 2027년 창어 8호가 2030년 이후를 목표로 달 남극 기지 건설을 위한 구조 시험을 진행한다.

미국은 달과 화성을 둘러싼 중국의 '우주 굴기'를 노골적으로 견제해왔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 우주 정책을 총괄했던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은 미국의 우주비행사를 다시 달에 착륙시키는 목표를 애초 2028년에서 2024년으로 4년이나 단축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미 공군 우주군의 니나 아르마뇨 참모장은 지난해 11월 호주에서 열린 학술 행사에서 "중국은 당연히 우주 기술에서 우리를 추월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라며 "그들의 발전 속도는 과히 충격적인 수준"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