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까지 갔다 온 6·25 한국전쟁 신원불명 전사자 유해

[뉴스인뉴스]

2001년 하와이로 옮긴 유해, 한미 공동 감식
아시안으로 드러나 다시 국내 송환 DNA 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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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최봉근 일병의 딸 유전자 일치, 부녀 확인
"끈을 놓지 않고 오랜 기다림 끝에 만남 감격" 

지난 2001년 발굴돼 미국으로 옮겨졌던 한국전쟁 당시 국군 전사자 유해 신원이 고(故) 최봉근 일병으로 확인됐다고 18일 국방부가 밝혔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국유단)에 따르면 미군 당국은 2001년 4월 강원도 춘천 사북면 일대에서 발굴한 유해 일부(오른쪽 정강이뼈)의 신원 확인을 위해 미국 하와이로 옮겼다.

이후 한미가 공동으로 6·25전쟁 당시 전투기록 및 발굴 정황, 유전자 및 법인류학적 분석 등을 통해 감식한 결과, 해당 유해가 아시아인의 것으로 확인돼 발굴 후 20년 만인 2021년 9월 다시 국내로 돌아왔다. 국유단은 "송환된 유해에 대해 유전자 분석을 실시한 결과, 2020년 채취한 고 최봉근 일병의 딸 월선씨의 유전자와 일치했다"며 "이후 정밀 분석을 거쳐 부녀 관계임을 최종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최 일병은 1920년 경남 밀양에서 2남1녀 중 둘째 아들로 태어났으며 어려서부터 부친과 함께 농사를 지으며 가족을 부양하다 24살이 되던 해 결혼해 1남1녀를 뒀다.

1950년 6·25전쟁 발발에 따라 입대한 최 일병은 육군본부 직할부대 소속으로 국군이 북위 38도선을 돌파한 1950년 10월1일 춘천-화천 진격전 준비 과정에서 31세 나이로 전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최 일병은 2021년 9월 '한미 유해 상호 인수식'을 통해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채 국내로 돌아온 6·25 당시 국군 전사자 유해 66구 가운데 처음으로 신원이 확인된 사례다.

월선씨는 부친의 유해를 확인했단 소식에 "끈을 놓지 않고 오랜 기다림 끝에 아버지를 만날 수 있어 감격스럽다"고 밝혔다고 국유단이 전했다.

이와 함께 국유단은 2019년 6월 강원도 철원 비무장지대(DMZ) 내 화살머리고지에서 오른쪽 가슴 부위에 태극 문양 약장을 착용한 채 발굴된 전사자 유해의 신원은 고 오문교 이등중사(현 계급 병장)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국유단은 최 일병과 오 이등중사 유해의 신원확인에 따라 2000년 4월 6·25전사자 유해발굴 시작 이후 신원이 확인된 전사자는 총 204명이 됐다고 밝혔다.

최 일병과 오 이등중사에 대한 '호국의 영웅 귀환 행사'는 경남 밀양과 광주 서구에 있는 유가족 자택에서 각각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