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초 '동성애자' 흑인 女시장, 재선에 실패
40년 만에 처음…임기 초기 74% 지지율 물거품


인구 수로 미국 3대 도시인 시카고 최초의 흑인 여성 시장이자 동성애자인 로리 라이트풋 시장이 지난달 28일 치러진 선거에서 재선에 실패했다. 라이트풋 시장은 이번 선거에서 16%의 득표율로 3위에 그치면서 시카고에서 40년 만에 처음으로 재선에 실패한 시장이 됐다.

이번 선거에서는 모든 후보가 민주당 소속으로 출마한 가운데 유일한 백인 후보였던 폴 발라스 전 시카고 교육청장이 35%를 득표해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20%를 득표한 브랜던 존슨 쿡 카운티 위원이었다. 두 사람은 오는 4월 4일 2차 결선에서 다시 맞붙을 예정이다. 발라스 후보는 경찰 노조의 지지를 받는 반면, 존슨 후보는 시카고 교사 노조의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라이트풋 시장은 지난 선거에서 74%의 높은 지지율로 당선됐으나 재임 기간 동안 여러 구설에 올라 지지도가 하락했다. 특히 계속해서 늘어나는 살인율과 총기 사고,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둔화가 그의 발목을 잡았다.

또한 지난 2021년에는 취임 2주년을 맞아 유색인종 기자들과만 일대일 독점 인터뷰를 실시하겠다고 밝혀 논란을 빚었다. 백인 기자들에 대한 역차별이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 반대 목소리도 일었다.  

한편 AP통신은 라이트풋의 패배가 대도시 시장들이 비교적 수월하게 재선에 성공해온 점에 비춰 이례적인 일이라면서 이는 팬데믹 이후 경제적 후폭풍과 범죄 급증에 시달려온 미 대도시들의 혼란상을 보여주는 신호이기도 하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