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중간선거서 민주당 선전에 결정적 기여…틱톡, Z세대 소통 도구"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미국 정치권에서 안보 위협을 이유로 중국의 동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을 퇴출하려는 움직임이 거센 가운데 민주당이 내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90년대 중반 이후 출생한 Z세대가 등을 돌릴까 우려하고 있다고 미 정치매체 더힐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해 11월 치러진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예상보다 선전한 데 20대 유권자들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특히 그렇다고 이 매체는 지적했다.

미국 터프츠대 시민 학습 및 참여 정보연구센터(CIRCLE)에 따르면 지난 중간선거에서 18~29세 유권자 가운데 27%가 투표해 이 연령대에서 역대 두 번째로 높은 투표율을 보였다.

특히 경합지역 투표율이 전체 투표율보다 높은 31%였는데, 이 연령대 유권자들은 민주당을 공화당보다 28%포인트 정도 더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중간선거의 격전지였던 펜실베이니아주에서 민주당 존 페터만 상원의원의 승리를 도운 디지털 전략 담당 애니 후 헨리는 "(틱톡 금지가) 젊은 층을 움직이고 활성화할 아주 효과적이고 영향력 있는 도구를 잃는 것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헨리는 "주로 Z세대는 틱톡을 의사소통과 정보 공유에 사용한다"며 "이는 뭔가를 알리고, 동원하고, 세력을 쌓는 데 쓰이는 아주 효과적인 도구"라고 지적했다.

지난 23일 미 하원에서 열린 청문회에서 미국 내 틱톡 사용 금지를 놓고 초당적 합의를 이룬 의원들은 여야를 가리지 않고 미국 사용자 정보에 대한 중국 정부의 접근 가능성을 우려하며 틱톡 추쇼우즈 최고경영자(CEO)를 강하게 몰아붙였다.

미 상원에서 이달 초 외국산 정보통신기술을 감독하거나 금지할 수 있는 권한을 상무부에 주는 '정보통신기술에 위험이 되는 안보 위협의 등장을 제한하는 법안'(RESTRICT Act)을 발의했고 이를 백악관도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틱톡에서는 틱톡의 운명에 대해 말하는 영상이 수없이 쏟아지고 있다.

그중에서 수백만 차례 조회된 틱톡 영상은 진보 성향 '스타' 정치인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AOC·33) 하원의원이 올린 것이다.

AOC는 영상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양당 의원들이 "마차를 말 앞에 놓고 있다"며 틱톡의 국가안보 위협을 먼저 정확하게 파악한 뒤 퇴출 여부를 논의하는 게 맞는 순서라고 주장했다.

공개적으로 틱톡 금지를 반대하고 나선 다른 민주당 의원들도 있다. 저말 보먼(뉴욕) 하원의원, 마크 포컨(위스콘신) 하원의원, 로버트 가르시아(캘리포니아) 하원의원은 최근 틱톡 콘텐츠 창작자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어 틱톡 금지에 반대했다.

Z세대는 실제로 틱톡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 자체는 우려하지만, 금지를 달가워하지 않는다는 조사 결과가 나온다.

여론조사 업체 소셜스피어의 최근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Z세대의 51%가 틱톡에 대한 중국 공산당의 영향력을 걱정해 밀레니얼 세대의 64%에 미치지 못했다. 그러나 틱톡이 미국 기업에 지분을 매각하지 않을 경우 미국에서 틱톡 사용을 금지해야 하느냐는 질문에는 Z세대의 과반인 53%가 반대해 밀레니얼의 34%를 넘었다.

틱톡 금지와 관계없이 민주당에 대한 젊은 세대의 지지가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젊은 유권자 단체인 '내일의 유권자'(Voters of Tomorrow)의 잭 로블 언론 책임자는 "낙태권부터 총기폭력 예방, 기후 행동까지 민주당이 젊은이들 편에 선 주요 현안이 많다"며 "틱톡 금지가 이를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틱톡 문제 자체를 넘어서 Z세대 유권자들을 잃지 않기 위해 이들과 '연결'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민주당원인 정치 컨설턴트 안트후안 시라이트는 "젊은 층은 자신들을 위해 싸워줄 집단을 위해 계속 몰려올 것"이라며 이들에게 계속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전략고 시스템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cheror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