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테네그로 당국 "송환 우선권은 예단 못해"

몬테네그로 당국은 29일 자국에서 체포돼 구금 중인 권도형(32) 테라폼랩스 대표에 대해 "미국이 한국보다 먼저 범죄인 인도 청구를 했다"고 밝혔다.

마르코 코바치 법무부 장관은 이날 몬테네그로 수도 포드고리차의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까지 한미 두 나라가 권 대표에 대해 범죄인 인도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에앞서 주세르비아 한국 대사관은 전날 몬테네그로 외교부·법무부 관계자들과 만나 권 대표의 조속한 송환에 대한 협조를 요청했다. 몬테네그로에는 우리 대사관이 설치돼 있지 않아 인접 국가인 세르비아 대사관이 몬테네그로를 관할하고 있다. 반면에 미국은 몬테네그로에 대사관을 뒀다. 대사관을 통해 이미 확보한 외교 채널을 가동해 가상화폐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인 권 대표에 대해 우리보다 먼저 범죄인 인도 청구를 한 것으로 보인다.

코바치 장관은 권 대표가 어느 국가로 송환될지는 범죄의 중요성, 범죄인 국적, 범죄인 인도 청구 날짜를 기준으로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미국이 범죄인 인도 청구 날짜에서 앞섰다는 점은 한국과의 '송환 경쟁'에서 좀 더 유리한 요소가 될 수 있다. 다만 송환 국가를 정할 때는 범죄인 국적도 큰 영향을 미치기에 미국과 한국 중 어느 쪽에 우선권이 갈지는 아직 예단하기 어렵다.

지난 23일 체포된 권 대표는 최대 30일간 구금될 예정이며 법원은 권 대표의 구금 연장에 대한 항고를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