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경수현 기자 = 미국 성인 20명 중 1명꼴로 총기난사 사건에 단골로 등장하는 AR-15류의 반자동 소총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됐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7일 보도했다.

WP가 시장 조사기관인 입소스와 함께 지난해 미국 성인의 총기류 보유 현황에 대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를 토대로 한 추정이다.

설문은 두차례에 걸쳐 진행됐다. 먼저 입소스가 보유한 패널 3만1천여명을 무작위 설문한 결과 성인의 31%가 총기류를 갖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총기 보유자 2천104명을 상대로 한 설문에서는 AR-15류의 반자동 소총 보유자가 399명으로 19%를 차지했다.

WP는 결국 반자동 소총 보유자 비율이 미국 성인의 약 6%로 추정된다며 미국 성인 인구가 2억6천80만명인 만큼 1천600만명가량이 반자동 소총을 갖고 있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반자동 소총은 많은 총탄을 빨리 발사할 수 있는 무기로, 대용량 탄창과 함께 대형 총기난사 사건에 단골로 등장하는 흉물로 꼽힌다.

미국은 전쟁터에서나 쓸 법한 이 무기를 민간용으로 만들지 못하게 하는 법을 1993년 제정해 1994년부터 시행했다.

그러나 이 법은 총기업계의 끈질긴 로비와 보수진영의 지속적 반대 속에 일몰 규정에 따라 2004년 폐지됐다.

이번 설문에서 반자동 소총을 보유한 응답자들은 주목적(복수응답)으로 33%가 '방어를 위해서'라고 답했고 취미·여가용(15%), 과녁 사격용(15%)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반자동 소총 보유자를 성별로 보면 81%가 남성이고 인종적으로는 백인이 74%를 차지했다. 다른 인구 특성별로 보면 공화당 지지층, 고소득층 등의 보유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WP는 총기류 업계에서는 약 2천만정의 반자동 소총이 유통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이번 설문 결과는 미국 성인들이 반자동 소총을 얼마나 많이 갖고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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