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 폭설' 겪은 캘리포니아

이상 기후로 강 수위 3~4배 이상 폭증
"농경지 물에 잠겨 폐농, 주거지도 위험"

지난 겨울 폭설로 곤욕을 치렀던 캘리포니아주가 이번에는 홍수로 홍역을 앓고 있다. 겨우내 쌓인 눈이 녹으면서 침수 피해로 이어진 탓이다.

16일 CNN 방송은 미국 서부 지역 곳곳에서 침수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고 밝혔다. 매체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센트럴밸리 인근 도시 코코란 일대에서 특히 피해가 심각한 것으로 전해졌다.

코코란 근처에 있는 툴레어 분지는 과거 호수였지만, 약 1세기 전 물이 빠진 뒤 사람들이 찾아와 농토로 개간했다. 현재는 아몬드, 피스타치오 등 각종 견과류를 재배하는 곡창지대 중 하나다.

그러나 이상기후로 인해 작물이 피해를 보면서 농부들의 고충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말까지 캘리포니아에는 10차례가 넘는 폭우와 폭설이 쏟아졌다. 설상가상으로 쌓인 눈이 봄에 녹자, 인근 에서물이 쏟아져 내렸다. 이 때문에 농지도 물에 잠긴 상황이다.

농부들은 농작물을 수확하지 못해 경제적 피해를 봤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호수 수위가 점점 높아지면서 주거지 침수 위험도 커지고 있다. 특히 이달 들어 본격적으로 기온이 오르기 시작했고, 눈 녹는 속도도 점점 빨라지고 있다.

지역 당국은 "올해 봄기운이 매우 느리게 올라 그나마 운이 좋았던 것"이라면서도 "이제 우리는 더위가 오는 것을 알고 있다"라고 우려를 전했다.

한편 캘리포니아주 수자원부는 물의 유입이 오는 9월까지 계속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로 인해 미 서부 지역을 따라 흐르는 튤 강과 컨 강 연간 수량은 전년 평균 대비 각각 4.3배, 3.7배 폭증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