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억·김건희' 특검엔 "외부상황 좌고우면 않고 실체 규명"

(서울=연합뉴스) 이보배 조다운 기자 = 더불어민주당의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은 27일 "압수수색 영장 기재 혐의 내용에 대해 어느 정도 사실관계 확정이 이뤄졌다"며 혐의 입증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 사건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이날 "금품 조성 과정, 살포 경위, 수수자에 대해 사실관계를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김영철 부장검사)는 압수수색 영장에 2021년 3∼5월 민주당 윤관석 의원과 전직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 강래구 씨 주도 아래 전당대회에서 송영길 전 대표를 당선시키기 위해 국회의원 등에게 총 9천400만원이 살포됐다고 적시한 바 있다.

이달 21일 강씨에 대한 구속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되면서 수사에 제동이 걸린 것 아니냐는 해석에 반박하면서 계획대로 차분히 수사를 진행하겠다고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검찰은 조만간 금품 살포 전체 과정에 개입한 강씨에 대해 구속영장도 재청구할 방침이다. 이달 25일에 이어 이날도 혐의 보강을 위해 강씨를 불러 조사했다.

강씨에 대한 1차 구속영장을 기각한 법원 판단과 달리 압수수색 과정에서 공범 간 말맞추기 정황이 확인됐고, 휴대전화에서 증거를 지우는 등 객관적인 증거 인멸이 이뤄진 만큼 강씨를 구속해 증거 인멸 시도를 차단해야 한다고 검찰은 본다.

피의자로 입건된 윤 의원과 이성만 의원의 소환조사 필요성도 언급했다.

검찰 관계자는 "현재 인적 책임 범위를 명확히 하고, 책임의 경중을 가리고 있다"며 "그 판단을 위해서는 당사자 입장을 당연히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검찰은 공여자 군에 대한 조사가 마무리되면 수수자 군으로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 관계자는 "관련자 수사를 통해 의미 있는 수사의 진전이 있었다"며 "살포 과정에 대한 수사가 혐의의 주요 포인트라 집중하고 있고, 그 과정에서 이뤄진 금품 수수자 부분도 하나씩 확인해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품 살포의 최대 수혜자로 지목된 송영길 전 대표 조사까지는 다소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법무법인 광야의 선종문 대표변호사를 선임한 송 전 대표는 검찰에 이른 시일 내 출석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지만, 검찰은 송 전 대표 소환조사 단계가 아니라며 서면으로 입장을 내달라고 안내했다.

검찰 관계자는 민주당 현역 의원들에 대한 금품 전달 과정이 기재됐다고 보도된 이른바 '이정근 노트'에 대해서는 "수사 단서가 있다면 신빙성을 고려해서 수사 필요성을 검토해나갈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국회가 '50억 클럽 특검(특별검사)법'과 '김건희 여사 특검법'에 대해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 지정을 추진하는 것과 관련해선 "외부 상황에 좌고우면하지 않고 실체 진실 규명이라는 본분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에 대해서는 "관련자 조사와 압수물 분석을 병행하고 있다"며 "수사를 통해 인적 책임 범위를 명확히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박영수 전 특검의 '50억 클럽' 의혹과 관련해 전날 이광구 전 우리은행장의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하고, 김 여사의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해선 최근 주범 격인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을 소환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bob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