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저수지가 위협으로 급변…일부 지역 저수용량 포화·시설 노후화로 위험 커져

[뉴스포커스]

이번주부터 강 범람 발생 가능성 
중가주 위험 증폭, 남가주도 불안

캘리포니아주 산맥에 쌓인 눈이 녹으면서 거대한 홍수가 덮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NBC뉴스는 27일 이번 주 가주 시에라네바다 산맥에서 엄청난 양의 적설이 녹아내릴 것으로 예상돼 일부 지역에 홍수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남가주 지역은  다행히 이번주 기온 저하로 홍수 경보는 발령되지 않았다. 

지난 겨울 가주에서는 역사상 유례없는 수준의 폭우와 폭설이 이어지며 일부 지역에는 약 1300㎝ 이상의 눈이 내렸다.
다행히 폭설은 지나갔지만, 시에라네바다 산맥에서 녹기를 기다리고 있는 눈은 최대 약 76㎝ 넘게 쌓여있는 상황이다.

날씨가 따뜻해져 눈이 녹기 시작하면 엄청난 양의 물이 강과 호수를 거쳐 센트럴밸리로 흘러들게 된다. 센트럴밸리는 중가주 프레즈노와 북가주 새크라멘토 등 주요 도시가 자리 잡은 지역이다.

미 국립대기연구센터(NCAR) 기후학자 대니얼 스웨인은 최근 "곧 엄청난 양의 눈이 녹을 것"이라며 "이번 주는 온난화 과정에서 일종의 '느낌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실 '스노우팩'(snowpack·산에 쌓인 눈덩이)은 그간 가주의 '천연 저수지'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캘리포니아 급수량의 3분의 1을 차지하며 5~9월 건기를 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그러나 올해 시에라 남부에 통상적인 적설량의 3배에 달하는 눈이 쌓이는 등 일부 지역에서 지나치게 많은 양의 눈이 쌓인게 문제였다.
가주 기온은 지난 26일부터 빠르게 상승하기 시작했고, 전문가들은 이번 주부터 스노우팩이 녹는 속도가 뒤따라 빨라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기상학자 마이클 앤더스는 "5월에 강 범람 발생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예측했다.

지역별로는 샌와킨 강과 툴레어 호수, 동부 시에라 등 지역에 피해가 집중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충분한 저수 시설을 갖추지 못한 상황에서 시에라 중남부 스노우팩이 녹으면 대부분 이곳으로 흘러 들어가기 때문이다. 특히 툴레어 호수 등 일부 지역은 저수용량이 사실상 포화상태여서 홍수가 발생할 경우 저지대의 작물과 주거지, 기반 시설 피해를 막기에 역부족이다.
캘리포니아대 부교수 사피크 칸은 "152㎝의 물이 5~6주 내에 쏟아진다고 생각해봐라, 어떻게 이를 통제할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