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우원 친모 "연희동 자택 지하에 비밀 금고 있었다"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 전직 대통령 고(故) 전두환 씨의 배우자 이순자 씨가 일가의 비리를 폭로하고 5·18 민주화운동 피해자들에게 사과한 손자 전우원 씨에게 '주제넘게 나서지 말라'며 불쾌감을 드러낸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10일 방송가에 따르면 MBC가 전날 방송한 시사교양 프로그램 PD수첩 '전두환의 숨겨진 재산, 전우원 모자의 고백'에 따르면 전우원 씨는 지난달 20일 이 씨에게 이 같은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

이 씨는 메시지에서 전우원 씨에게 "너의 기억의 출처는 모두 16년 전 우리 집을 떠난 너의 어머니의 것으로부터 온 것인 듯하니 한 번 물어보라"고 했다.

이어 "마약에 손을 대고 해롱대는 것도 모자라 할아버지 얼굴에 먹칠을 해?"라며 "5·18 때 태어나지도 않은 너는 주제넘게 아무 데나 나서지 말고 자신에게 떨어진 일이나 잘 처리하도록 해라"라고 덧붙였다.

앞서 전우원 씨는 이 씨에게 먼저 메시지를 보내 안부를 물었고, 이후 이 씨로부터 이 같은 답장을 받았다.

전우원 씨는 뉴욕에 체류하던 지난 3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가족들의 비자금 의혹을 폭로했고, 이후 한국에 귀국해 5·18 민주화운동에 가한 무력 진압을 사과했다.

PD수첩은 이날 방송에서 전우원 씨 친모인 최모 씨를 인터뷰했다. 최씨는 전두환 일가의 비자금에 관해 기억하는 것을 설명했다.

최씨는 전두환 일가의 연희동 자택 지하에 비밀 금고 방이 있었다며 "은행에 가면 있는 대형 금고"라고 말했다. 또 "(금고 내부가) 바닥부터 천장까지 선반식으로 되어 있었고 거기에 돈이 꽉꽉 채워져 있었다"고 설명했다.

최씨는 1992년 전재용 씨와 결혼해 전우원 씨를 포함해 아들 둘을 낳았고 2007년 이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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