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국 보유 특정된 가상화폐 지갑 거래내역-법사위 회의록 대조 결과

與 "개인 도덕성 넘어 민주당 대상 불법 로비 문제로 번져"

(서울=연합뉴스) 박경준 최평천 기자 = 거액의 가상자산을 보유해 논란이 된 더불어민주당 김남국 의원이 지난해 11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 도중 가상자산을 거래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특히 당시 전체회의는 이태원 참사 당시 정부 대응 등을 놓고 문제 제기가 이어지던 때여서 김 의원의 거래가 적절했느냐를 두고 더욱 거센 비판이 이어질 전망이다.

12일 김 의원이 보유한 것으로 특정된 가상화폐 지갑 '클립' 거래 명세와 국회 홈페이지에 공개된 21대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 회의록 등을 대조해 보면 논란이 된 거래는 지난해 11월 7일에 이뤄졌다.

이날 법사위에서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출석한 가운데 이태원 참사 당일 경찰이 마약 수사에 집중하느라 사고에 대비하지 못했던 것 아니냐는 야당의 비판 속에 여야가 첨예하게 공방을 벌였다.

오후 2시 17분 시작된 회의는 4시 26분에 정회했다가 4시 59분에 속개한 뒤, 6시 56분에 산회했다.

김 의원은 산회를 8분 앞둔 오후 6시 48분 위믹스 코인을 매도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김 의원이 마지막 발언을 마치고 나서 7분 뒤였다.

비슷한 시점에 서로 다른 코인을 여러 차례 예치한 것으로 보이는 기록도 발견됐다.

김 의원이 상임위 회의 도중 코인 거래를 한 것은 당시가 처음이 아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5월 9일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당시에도 김 의원이 코인 거래를 한 정황이 발견됐다.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의 적절성 등을 두고 여야의 대립이 계속됐고, 청문회는 시작 1시간 37분 만인 오전 11시 37분에 정회했다.

당시 김 의원의 가상화폐 지갑에서는 11시 15분부터 5분 동안 가상화폐가 오고 간 기록이 6건이 포착됐다.

자정을 넘겨 청문회가 이어지던 이튿날 오전 3시 15분부터 2분 동안 3차례의 가상화폐 거래가 더 있었다.

국민의힘은 김 의원의 가상화폐 보유 논란을 두고 '입법 로비'와 엮어 맹공을 퍼부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개인의 도덕성을 넘어 민주당을 대상으로 한 불법 로비 문제로 번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한국게임학회는 성명을 내고 "P2E(Play to Earn·플레이로 돈 벌기) 업체와 협회, 단체가 국회에 로비하는 것 아닌가 하는 소문이 무성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김 의원이 보유했다고 알려진 위믹스는 국내 게임사 위메이드가 발행한 대표적인 P2E 게임 코인이다.

같은 당 김웅 의원은 가설임을 전제로 김남국 의원이 거래소 상장 전 특정인들에게 값싸게 파는 '프리세일'을 통해 위믹스를 보유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김웅 의원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프리세일로 (위믹스를) 헐값에 넘겨받았다면 로비라고 할 수 있다"며 "위믹스가 상장폐지 됐을 때 초과 유통이 문제가 됐는데, 초과 유통분을 (김 의원이) 들고 있었다면 보유 사실을 밝힐 수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수진 의원은 페이스북에 '이제야 이해 가는 그날의 행동'이라는 문구와 김 의원이 한 장관 인사청문회에서 '이모 교수'를 한 장관 딸의 이모(어머니의 자매)로 착각해 질문을 하던 모습이 담긴 사진을 올렸다.

여권 공세가 이어지자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이날 선출직 공직자이자 국회의원으로서 품위 손상이 있었는지 등을 두고 김 의원에 대한 윤리 감찰을 실시할 것을 긴급 지시했다.

kj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