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나라 마지막 황제 '파텍필립 시계' 경매

청나라 마지막 황제인 선통제 푸이(溥儀)가 생전 착용했던 파텍필립 손목시계가 경매에 나왔다. 이 시계는 300만 달러(약 40억 원)가 넘는 가격에 낙찰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CNN 등 외신이 지난 10일 보도했다.

필립스옥션에 나온 이 시계는 전 세계에 단 8점 남았다는 파텍필립의 ‘레퍼런스 96 콴티엠 룬’이다. 직경 1.2인치 플래티넘(백금)이며 다이얼은 아라비아 숫자, 시침과 분침은 핑크골드로 돼 있다. 특정 시간에 지구에서 달이 얼마나 보이는지 보여 주는 ‘문 페이스(moon phase)’ 기능도 갖췄다.

이 시계는 희소성만큼이나 망국의 황족으로 기구한 삶을 살았던 푸이와 함께했다는 역사적 의미가 있어 높은 가치로 평가받았다.

1908년 3세의 나이로 즉위한 푸이는 1912년 신해혁명으로 청나라가 멸망하면서 ‘마지막 황제’가 됐다. 18세까지는 자금성에서 평온한 삶을 살았으나 1924년 군벌에 의해 쫓겨나면서 황제라는 칭호도 박탈당했다. 1950년 중국으로 압송돼 전범관리소에서 10년 동안 수감생활을 한 뒤 1959년 특사로 풀려난뒤 중국과학원이 운영하는 베이징 식물원의 정원사로 일했다. 평범한 여인과 재혼까지 하지만 암 판정을 받고 1967년 베이징에서 지병으로 사망한다. 푸이의 삶은 ‘마지막 황제’라는 영화로 제작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