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晉)나라 하남(河南) 태수로 있던 악광이란 사람의 친구가 놀러왔다가 술잔 속에 뱀이 보인다며 발길을 끊었다. 알고보니 친구가 앉은 쪽 벽에 걸린 뱀그림이 비친 것이었다.배중사영(杯中蛇影)은 '술잔에 비친 뱀 그림자'라는 뜻으로, 쓸데없는 일이나 아무것도 아닌 일로 근심하고 애를 태우는 것을 뜻하는 고사성어다. 우리말 속담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와 비슷한 말이다.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출을 놓고 야당과 시민들이 걱정하자 여당인 국민의 힘 김기현 대표는 예전 이명박 정부 당시 광우병 사태에 빗대 "미국산 소고기를 먹으면 '뇌송송 구멍탁'이라는 괴담을 조작했던 세력들이 다시 발호하고 있다"고 발끈하고 있다. 원전폐기물인 오염수 방류를 '벽에 걸린 뱀 그림' 정도로 가벼이 여기는 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