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총 불참 의원들 별도 서명 받기로…김웅 "헌법상 권리 포기 불가능" 서명 불참

윤재옥, 송영길 '포기 반대'에는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아"

(서울=연합뉴스) 차지연 김철선 기자 = 국민의힘 의원 67명이 21일 '국회의원 불체포특권 포기'를 서약했다.

국민의힘은 앞으로 더 많은 의원의 서약을 받겠다는 계획이다.

국민의힘은 이날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불체포특권 포기 서약식을 진행했다.

김기현 대표, 윤재옥 원내대표, 박대출 정책위의장을 비롯한 의원 67명은 '본인은 국회의원 불체포특권을 포기할 것을 국민 여러분께 서약합니다'라고 적힌 서약서에 서명했다.

의총에 참석한 의원 중 김웅 의원만 유일하게 '헌법상 권리이기 때문에 포기가 불가능하다'며 공개 반대 입장을 밝히고 서명하지 않았다.

국민의힘은 의총에 참석하지 않은 의원들로부터 별도로 서약서 서명을 받을 계획이다.

국민의힘 의원들의 단체 서약은 전날 김 대표가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국회가 드디어 불체포특권을 내려놓을 때가 왔다. 우리 모두 불체포특권 포기 서약서에 서명하자"고 제안한 데 따른 것이다.

김 대표는 연설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향해 "국민들 앞에서 불체포특권 포기를 약속해놓고 손바닥 뒤집듯 그 약속을 어겼다. 국민에게 정중한 사과부터 하는 것이 도리"라고도 했다.

이 대표는 앞서 19일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불체포특권 포기를 선언했다.

민주당은 이 대표가 공개적으로 이를 밝힌 만큼, 김 대표가 제안한 서약에는 참여할 필요는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본회의 후 기자들에게 "(서약 참여는) 개인의 입장을 존중하겠다"며 "많은 의원이 동참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의견이 있는 의원이 있을 수는 있다"며 "개인적 입장이 다른 분들을 굳이 무리하게 동참시킬 생각은 없다"고 덧붙였다.

윤 원내대표는 또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라디오에 출연해 '불체포특권이 없으면 입법부가 어떻게 검찰 독재정권과 싸울 수 있겠느냐'며 포기 반대 입장을 밝힌 데 대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얘기 같다"고 비판했다.

윤 원내대표는 "권위주의 정부 시절 정치적 탄압으로 수사가 이뤄지는 상황이라면 (송 전 대표의 말이) 일리 있어 보이지만, 지금 대명천지에 그런 시대가 지난 지가 20∼30년 이상 됐다"고 부연했다.

한편, 김 대표가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제안했던 또 다른 정치 쇄신책 '의원정수 10%(30명) 축소'와 관련, 윤 원내대표는 "의원들의 총의를 (다음) 의총을 열어 모으겠다"고 말했다.

민주당과 공감대가 있느냐는 질문에 윤 원내대표는 "국민들이 의원정수를 줄이는 것을 원하고 있다고 생각하기에 민주당이 국민 여론 등을 고려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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