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암매장 추정지 발굴 조사 종료…혐의 구체화 주력

(무안=연합뉴스) 정회성 기자 = 6년 전 생후 이틀 된 아기를 야산에 암매장한 친모를 구속한 경찰이 시신을 발굴하지 못하고 현장 조사를 종료했다.

14일 전남경찰청 여성청소년범죄수사대에 따르면 살인 혐의를 받는 30대 A씨가 지목한 전남 광양시 야산 자락 암매장지에서 사흘간 이어진 발굴조사가 특이점 없이 마무리됐다.

경찰은 암매장 추정지를 중심으로 주변부까지 정밀 조사를 벌였으나 별다른 흔적을 찾지 못했다.

수목과 바위 등 현장 지형지물을 고려해 조사 범위 확대가 더는 의미가 없다고 판단했다.

경찰은 뼈가 말랑한 상태였던 신생아가 6년 가까이 땅속에 묻혀있었기 때문에 아기 시신의 토양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전날 법원으로부터 구속영장을 발부받은 경찰은 검찰 송치까지 남은 기간 '시신 없는 살인'을 구체적으로 입증할 보강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진술을 구체화하고 신빙성을 높이기 위해 경찰은 프로파일러를 조사에 투입했다.

공범이나 조력자 유무도 확인할 계획이다.

A씨는 2017년 10월 27일 전남 목포에 있는 병원에서 출산한 아들을 이틀 뒤 광양의 친정어머니 집 인근 야산에 묻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미혼이었던 A씨는 병원에서 퇴원한 당일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어머니가 직장에 출근해 비어있는 집에서 홀로 아들을 돌보던 중 아이가 돌연 숨지자 땅에 묻었다고 주장했으나, 경찰의 추가 조사 과정에서 살아있는 상태로 매장했다고 자백했다.

이번 사건은 의료기관에서 태어났으나 출생신고가 누락된 이른바 '유령 영아'를 전수조사하는 과정에서 6년 만에 드러났다.

담당 지방자치단체는 다른 가족이 키우고 있다는 A씨 주장과 달리 아이 소재가 확인되지 않자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h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