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영표·조응천 등 다수가 비명계…"쇄신파 결의" 강조 '계파대결' 시선 차단

당내 최대모임 '더미래'도 "특권 뒤 숨지 말고 당당히 맞서야" 의총 결의 촉구

(서울=연합뉴스) 고상민 기자 =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31명이 14일 불체포특권을 포기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날 오후 선언문을 내고 "국민이 국회를 신뢰할 수 있는 그 첫걸음으로 불체포 특권을 내려놓고자 한다"며 "체포동의안이 제출될 경우 구명 활동을 하지 않고, 본회의 신상 발언에서도 불체포특권 포기 의사를 분명히 밝히겠다"고 했다.

이들은 "불체포특권 포기는 '김은경 혁신위원회'의 1호 혁신안"이라며 "이에 대해 당 차원에서 추가 논의가 이뤄지지 않아 민주당 의원들이 혁신에 대한 의지가 없다고 비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향후 의원총회 개최 등을 통해 방탄국회 방지, 불체포 특권 포기 등에 대한 당 전체 의원의 총의가 모이기를 바란다"며 "동참 의원들이 추가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선언문에는 원내대표를 지낸 4선 홍영표 의원을 비롯해 이상민(5선)·이원욱(3선)·김종민·조응천(이상 재선)·윤영찬(초선) 등 주로 비명(비이재명)계가 이름을 올렸다. 지도부에 속한 송갑석 최고위원도 이름을 올렸다.

선언을 주도한 한 의원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서명에 동참한 의원들은 그간 당의 혁신을 요구해 온 쇄신파 일원들"이라며 "비명·친명 프레임으로 나눠서 볼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고 이번 선언이 계파 갈등으로 비치는 상황을 경계했다.

당내 최대 의원 모임인 '더좋은미래(더미래)'도 회원 일동 명의의 성명서를 내고 다음 의원총회에서 불체포특권 포기를 결의하자고 주장했다.

더미래는 성명서에서 "민주당이 혁신위의 첫 제안인 불체포특권 포기 선언마저 하지 않는다면 정부·여당을 향한 날 선 비판도, 국민의 삶을 고민하는 대안 제시도 진정성을 갖추지 못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들은 "검찰 정권의 부당한 영장 청구, 야당 의원의 탄압에 대한 우려는 분명하다"면서도 "그러나 불체포특권 뒤에 숨을 것이 아니라, 당의 역량을 총동원해 당당히 맞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31명 의원이 실명으로 선언한 데 이어 더미래까지 가세하면서 혁신위가 요구해 온 1호 혁신안 '의원 전원의 불체포특권 포기 및 체포동의안 가결 당론 채택'이 한층 힘을 받을 전망이다.

민주당은 전날 의원총회에서 '불체포 특권 포기 결의'를 안건으로 올렸으나 찬반 토론 끝에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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