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늘이 암 치료" "방사선 보다 비타민C가 암 환자에 효과"

[뉴스포커스]

암 관련 정보 콘텐츠 30% 는 검증안돼 
잘못된 건강·의료 정보 영상 퇴출키로

 #LA에 사는 김 모(59)씨는 최근 유튜브에 나온 '키 크는 운동' 동영상 때문에 10대 아들과 말다툼을 했다. 매일 아침 이 동작을 10분씩 했더니 1주일 만에 키가 2인치(5cm)나 컸다며 스트레칭 동작을 하는 짧은 동영상이었는데 조횟수가 엄청나고 댓글도 "효과 봤다"가 주를 이뤘다. 평소 작은 키 때문에 고민인 아들에게 희소식이라 생각하고 기쁜 마음으로 달려가 "유튜브, 키크는 운동…" 하며 얘기를 꺼내는 순간 아들은 뜨악한 표정을 지으며 "내가 지금 엄마한테 브루클린 다리를 팔텐데 엄마는 사겠지"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이게 뭔 소리인가?"고개를 갸우뚱하며 아들 얼굴을 보는데 뭐든 쉽게 잘 믿는 엄마에게 "믿을 걸 믿으라"는 아들의 핀잔이었다.

유튜브에 나온 건강 의료 정보 때문에 가족 혹은 친구랑 말다툼한 경험, 누구나 있을 것이다. 나름 생각해서 알려주는데 가짜 정보라며 귓등으로 듣거나 심지어 전해주는 사람을 '귀 얇은 사람'취급하면 감정이 상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정보의 태평양' 유튜브에는 건강 의료 정보가 넘쳐난다. 건강관리에 도움을 주거나 급할 때 요긴하게 쓸 수 있는 치료법에 대한 유익한 정보도 많지만 의학적으로 아무 근거가 없거나 맹신했다가 되레 병을 키우는 가짜 정보 역시 많다. 실제 암 관련 정보를 다룬 유튜브 콘텐츠 중 30% 정도가 의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았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하지만 일반인 입장에서 그 정보가 사실인지, 가짜인지 판별하는 것은 쉽지 않다. 잘못된 정보가 아닐지라도 병은 다 단계가 있고 단계별 대처법이 다르기 때문에 그 의료 정보가 자신의 현 상태에 맞는 것인지는 또 다른 문제다.

유튜브가 거짓 의료 정보에 칼을 빼들었다. 유튜브는 지난 15일 공식 블로그를 통해 "의료 정보도, 잘못된 정보도 계속 진화함에 따라 새 정책이 필요해졌다"며 "세계보건기구와 세계 각국 보건 당국의 지침을 기준 삼아 의료 관련 가짜 정보를 적극적으로 규제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유튜브는 우선 암 관련 가짜 뉴스 영상부터 삭제해 나갈 예정이다. "마늘이 암을 치료한다" "암 환자는 방사선 치료를 받는 것 보다 비타민C를 섭취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등을 주장하는 영상이 퇴출 대상이다. 

의학적으로 근거 없는 정보도 규제 대상이다. 지난 2019년 미국의 한 남성이 개 구충제인 펜벤다졸을 복용하고 말기 암을 극복했다고 밝히자 많은 사람이 이를 따라하면서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의학계에서는 항암 효과는 커녕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며 복용하지 말 것을 권고했지만 그 영상은 아직까지도 유튜브에서 의료 정보로 떠돌고 있다. 
전문가들은 "유튜브의 새 방침이 얼마나 효과적으로 잘못된 건강 의학 정보를 걸러낼 수 있을지 지켜봐야 겠지만 이번 유튜브의 새 정책이 효과를 거두기를 기대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신복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