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천 식당 흉기 난동으로 4명 사상…전문가 "치안 강화 이상의 대책 시급"

(영천=연합뉴스) 윤관식 황수빈 기자 = 하루가 멀다고 터지는 칼부림 사건에 시민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경찰 사상 첫 특별치안 활동 선포에도 잇따르는 흉기 난동에 잠재적 범죄자를 막기 위해 보다 근원적인 해결책이 요구된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28일 경북경찰청에 따르면 전날 늦은 밤 영천시 한 주점에서 술을 마시던 50대 남성이 주민인 옆자리 손님과 일행에게 흉기를 휘둘러 살인 등의 혐의로 현행범 체포됐다.

피의자는 경찰 조사에서 "(자신의) 일행인 50대 여성이 옆 테이블 손님들과 합석하자 기분이 나빴다"고 진술했다.

정신과 치료 이력이나 살인 등 동종 전과가 없는 피의자가 술을 마시고 잠깐을 참지 못해 흉기를 잡았다는 소식은 삽시간에 퍼져나갔다.

이날 칼부림 사건이 발생한 주점 앞에는 '경찰 통제선' 하나 없이 굳게 문을 걸어 잠근 모습이었다.

투명 유리문 건너로 보이는 주점 내부 바닥에는 피해자들의 선혈이 낭자해 사건 당시 긴박했던 상황을 가늠케 했다.

바로 옆 가게에서 식당을 운영한다는 주민은 "피의자가 술버릇이 안 좋아서 우리 가게에 다시는 오지 말라고 경고를 한 적이 있다"라며 "평소에도 심상치 않았는데 터질 게 터진 것만 같아 참담하다"라고 전했다.

유행처럼 번지는 칼부림과 흉기 난동 예고 소식에 누리꾼들은 불안감을 내비쳤다.

한 누리꾼은 "이제 웬만한 갈등은 흉기로 해결하려고 한다"며 "엄벌에 처하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유행도 따라 할게 따로 있지"라며 "도덕과 법을 무시하는 행위는 일벌백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문가들은 문제 해결을 위해 경찰 치안력 이상의 대책이 나와야 한다고 분석했다.

계명대학교 경찰행정과 이성용 교수는 연합뉴스와의 전화에서 "이런 사건들이 과거에 없었던 것이 아니다"라며 "칼부림 사건이나 소위 말하는 무동기(동기 없는) 범죄에 대해 경찰이 치안력으로 막을 수 있는 상황이 사실상 아닌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럴 땐 보다 근원으로 되돌아가 자율 방범 활동 등 시민이 직접 치안 활동을 늘리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며 "보다 폭넓게 사회 전체가 머리를 맞대야 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범죄율 증감과는 무관하게 SNS나 폐쇄회로(CC)TV 영상이 보도를 통해 전국으로 퍼지며 잠재적 범죄자들의 범죄 동기를 자극한다고 본다"며 "강력 범죄가 많은 영국에서도 경찰은 비무장 근무를 원칙으로 하고 있는데 최근 우리나라처럼 장갑차나 총기를 투입해 치안 활동을 하는 게 실질적인 시민 안정성을 도모하는지 고민해봐야 할 때"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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