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만여명 진흙탕 고립 1명 사망 생지옥 

[뉴스인뉴스]

전 세계 엘리트·예술가 집결, 창작 교류 한마당
팝스타 "진흙탕 사막 10㎞ 걸어 가까스로 탈출"

매년 여름 미국 네바다주 블랙록 사막에선 버닝맨 축제가 열린다. 전 세계 엘리트와 예술가 수만 명이 모여 예술, 기술, 창작을 주제로 축제를 벌인다. 30년 전통의 버닝맨은 참가자들이 간이 도시인 ‘블랙록 시티’에서 생활하며 화폐 대신 아이디어, 발명품, 창작 활동으로 물물거래를 하고 매일 밤 열리는 파티에서 자유롭게 교류하는 축제다. 

실리콘밸리 거물들이 영감을 받아 간다는 이유로 '부자들의 축제'로도 알려져 있는 버닝맨 축제가 올해는 그야말로 지옥이 돼버렸다.
기습 폭우로 인해 참가자 7만여 명이 진흙탕 속에 완전 고립됐다. 이런 가운데 사망자도 1명 발생하자 당국이 조사에 들어갔다.

3일 CNN 방송에 따르면 네바다주 리노에서 북쪽으로 약 177㎞ 떨어진 블랙록 사막에서 지난달 27일 개막한  버닝맨 축제 현장이 지난 1일부터 2일 오전까지 갑자기 쏟아진 폭우로 평소 메말랐던 땅이 침수돼 진흙탕으로 변했다. 이로 인해 차 바퀴가 진흙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채 온통 뒤섞여 아수라장이 됐고, 주최 측은 안전을 위해 차량 출입을 전면 통제했다.
이 지역을 관할하는 퍼싱 카운티 셰리프국은 "현장에 7만여 명이 고립됐으며, 행사 도중 사망자도 1명 발생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차량 이동을 통한 현장 탈출이 불가능해지자, 현지에서 수 킬로미터를 걸어서 나왔다는 고생담이 온라인을 통통 속속 전해지고 있다.
이곳을 찾았던 팝스타 DJ 디플로는 코미디언 크리스 록과 함께 한 픽업트럭 짐칸에 타고 있는 모습을 찍은 동영상을 SNS에 올렸다.
그는 "이 차를 얻어타기 전에 진흙탕을 6마일(9.7㎞)이나 걸었다. (차를 얻어타려고) 엄지손가락을 올리고 몇 시간 동안 길을 걸었다"면서 "아무도 우리가 오늘 밤 쇼를 위해 (워싱턴) DC에 도착할 것이라고 믿지 않았을 것"이라고 적었다.

이 축제에 다녀온 법학 교수 닐 카티알도 이날 오전 SNS에 올린 글에서 "한밤중에 발목을 붙잡는 무겁고 미끄러운 진흙탕을 헤치면서 6마일을 걸어야 하는 엄청나게 끔찍한 하이킹이었다"면서 "하지만, 버닝맨에서 무사히 빠져나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축제는) 화려한 예술과 멋진 음악으로 환상적이었다. 결말만 빼고"라고 덧붙였다.

반체제적인 성격을 띤 이 축제는 캠핑과 전위적인 문화 공연을 결합한 형식으로 일주일가량 진행된다. 참가자들은 먹을 물과 음식, 필요한 물품을 직접 가져와 자급자족하는 게 축제의 원칙이다.
참가자 중 일부는 진흙으로 뒤덮인 채 춤을 추거나, 비가 고여 있는 웅덩이에 드러누워 물놀이를 즐기는 모습 등을 찍어 SNS에 올리기도 했다.
주최 측은 도로가 충분히 마를 때까지 차량 출입 통제를 지속할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