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선구자 콤비…인류 구했다"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 

헝가리 출신 커리코 교수·美 와이스먼 교수 
세계 최초 코로나19 mRNA 백신 기술 개발
타임지 2021년 '올해의 영웅' 등 상 싹쓸이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의 영예를 안은 커털린 커리코(68·헝가리) 헝가리 세게드 대학 교수와 드루 와이스먼(64·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의대 교수는 코로나19 팬데믹 극복에 결정적인 기여를 한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 연구의 선구자로 평가받는다.

노벨상 의학상 위원회는 2일 "이들은 함께 수백만의 목숨을 구했고, 중증 코로나를 막았으며 전체적인 질병의 부담을 완화하고 각 사회가 다시 정상화될 수 있도록 했다"고 평가했다.
커리코 교수는 1978년 생물학 학사 학위를 받은 데 이어 1982년 헝가리 세게드 대학에서 생화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헝가리 과학 아카데미의 생물학 연구센터에서 일하다가 1985년 미국으로 이민을 와 펜실베이니아 의대에서 연구 활동을 했다.

와이스먼 교수는 미 브랜다이스대에서 생화학 학사·석사 학위를, 보스턴대에서 의학박사 학위를 각각 받았다.
이후 미국 국립보건원(NIH)에서 미국의 코로나19 대응을 이끈 앤서니 파우치 전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 밑에서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를 연구하기도 했다. 두 사람은  mRNA 개발에 30년 가까이 힘을 합하며 평생의 연구 동반자가 됐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헝가리의 정육점집 딸로 태어나 mRNA 전문가가 된 커리코 교수가 와이스먼 교수를 만난 것은 1998년 펜실베니아대학 복사기 앞에서였다. 의학 저널을 복사하기 위해 같은 복사기를 놓고 다투면서 친해진 두 사람은 서로 평생의 mRNA 연구 파트너가 됐다.

2008년 커리코 교수와 와이스먼 교수는 mRNA를 변형하는 방법을 개발했고, 이어 mRNA를 지질 나노입자로 포장하는 전달 기술을 개발함으로써 mRNA를 신체의 필요 부위에 도달시켜 면역 반응을 촉발할 수 있게 했다. 이 기술을 토대로 개발된 화이자-바이오엔테크의 코로나19 백신은 2020년 영국 정부의 승인으로 세계 최초로 공식 승인된 코로나19 백신이 됐다.
이 같은 공로로 이 둘은 미국 타임지의 릫2021년 올해의 영웅릮으로 선정되고 유명 의학상인 래스커-드베이키 의학연구상을 비롯해 세계적으로 의학·학술·연구 관련 10여개의 유력한 상을 휩쓸었다.

특히 이 둘은 한국서도 지난해 SK바이오사이언스가 첫 제정한 '박만훈상'을 수상했다. 박만훈상은 국내 세포배양 백신의 선구자인 고(故) 박만훈 SK바이오사이언스 부회장의 업적을 기리고자 SK바이오사이언스와 국제백신연구소(IVI)가 공동 제정한 상이다.
한편 커리코 교수는 지난  2008년 베이징 올림픽과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미국 조정 대표팀으로 출전, 두 차례 금메달을 딴 유명 여성 조정선수의 어머니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