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젊은 남성 5명 중 1명 "친한 친구 없다" 응답…사람 대신 인공지능이 남성 상대

[뉴스분석]

"저출산으로 국가 위기, 10년 내 경제 악영향"

나라마다 심각성의 차이는 있지만 저출산 문제는 선진국이 공통적으로 씨름하고 있는 최대 난제 중 하나다. 이런 상황에서 인공지능(AI) 여자친구가 사람 여자친구를 대신해 저출산 위기를 더욱 부추길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의회전문매체 더 힐은 최근 'AI 여자친구가 젊은 남성 세대를 망치고 있다'는 기고를 통해 "AI가 사람을 대신해 외로운 남성들을 상대하고 있으며 이는 10년 이내에 미국 경제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내용을 소개했다.

글을 기고한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학교의 리버티 비터트 교수는 현재 18~30세 미국 젊은 남성의 60% 이상이 싱글이며, 5명 중 1명은 친한 친구가 한 명도 없다는 최근 설문 조사 결과를 인용하며 "남성 청년들이 실제 여성 대신 AI 여자친구를 선택해 결혼·출산 감소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최근 미국에선 팔로워 200만명을 가진 미모의 여성 인플루언서 카린 마저리가 자신의 목소리와 버릇, 성격 등을 학습시켜 만든 AI음성 챗봇 '카린AI' 서비스를 출시했는데 수천 명의 남성이 대기자 명단에 줄을 서고 첫 주에만 10만 달러가 넘는 매출을 올리는 등 대박을 쳤다. 인스타그램과 틱톡 등 소셜미디어(SNS)에는 AI로 만든 성 노동자를 이용해 성적 호기심을 자극하는 광고도 넘쳐나고 있다.

AI 여자친구와 출산율 관계는 아직 예측일 수 있지만 분명한 건 출산율 저하가 미국 경제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이다.
연방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아이를 낳는 여성의 비율이 2011년부터 2014년까지는 54.9%를 기록한 데 비해 2015년부터 2019년까지는 52.1%로 줄어들었다. 남성의 경우도 아버지가 되는 비율이 같은 기간 43.8%에서 39.7%로 줄었다.

출산율로 보면, 여성 1명이 낳는 신생아 수는 지난 60년 동안 50% 이상 줄었으며 2023년 신생아 수는 15년 전에 비해 60만 명이 줄었다. 2023년 평균 출산율은 1.784명이다.
미국은 2021년 메디케어와 메디케이드에 약 1조6000억 달러를 지출했다. 2030년까지 메디케어에 가입할 미국인 수는 현재보다 50% 증가한 8000만 명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같은 기간 새로 투입될 노동 인구는 1000만 명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비터트 교수는 "국가의 미래를 결정할 젊은이들이 주머니에 AI 여자친구를 넣어 다닌다"라며 저출산 문제에 대해 경고했다.

신복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