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 옥중 노벨평화상 수상 나르게스 모하마디]

이란 여성 억압 투쟁 반정부 인권운동가…투옥·석방 반복 13번 체포 총 31년 징역형

"살고자 하는 희망 때문에 죄인이 되는 나라
벌하면 벌할수록 투쟁 의지는 한층 강고해져”
2021년 10년형 복역중…국제사회 지지 호소

이란 당국의 여성 억압에 맞선 인권운동가 나르게스 모하마디가 노벨 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이란의 여성 인권운동가이자 반정부 인사인 나르게스 모하마디(51)는 세계 주요 매체와 인터뷰 및 서한에서 민주주의와 이란 여성의 자유를 향한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이란 테헤란의 에빈 교도소에 수감중인 모하마디는 6일 재공개된 뉴욕타임스(NYT)와 지난 4월 전화 인터뷰에서 "매일 교도소 창가에 앉아 풀잎을 바라보며 자유로운 이란을 꿈꾼다"고 말했다.

그는 "그들이 나를 더 벌할수록, 내게서 더 많은 것을 빼앗아 갈수록 나의 투쟁 의지는 한층 강고해진다"며 "나는 우리가 자유와 민주주의를 성취할 때까지 싸울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두려움과 공포, 폭풍은 결코 산을 흔들고 떨게 할 수 없다고 믿는다"며 “정부는 우리를 더 많이 가둘수록 우리가 더 강해진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모하마디는 2003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시린 에바디(76)가 이끄는 인권 수호자 센터의 부회장을 맡으면서 사형제 폐지를 비롯한 민주주의·인권 운동에 나섰다가 13차례 체포됐고 5차례 유죄 판결을 받아 31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현재도 수감 중이다.

그는 앞선 NYT와 서면 인터뷰에서는 "이란 국민은 이슬람 신정 체제에서 벗어나고 있다. 전환은 길고 힘든 과정이 되겠지만, 이는 분명히 일어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감옥 생활이 오래 이어질수록, 감금 상태에서 삶에 의미를 부여해야 하고 살아있음을 사랑해야 한다"며 "비록 감옥의 벽이 높고 내 눈을 가릴지라도 나는 수평선과 미래를 향해 시야를 고정해야 한다"고도 했다.

지난 6월 프랑스 일간 르몽드에 보낸 옥중 편지에서 그는 "우리 사회를 침묵시키기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는 학대자(정권)보다 우리가 더 강하다는 걸 세상에 알려달라"고 호소했다.

모하마디는 "강철의 벽이나 억압의 벽에 갇혀 있지만 그런 역경에도 무지와 착취, 빈곤, 고립의 벽을 허물고자 열망하는 인류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며 펜을 든 이유를 설명했다.

모하마디는 "이슬람 공화국 정부는 생명권, 사상의 자유, 표현과 신념의 자유, 심지어 사랑할 권리 같은 기본권을 부정하고 있다"며 "이란 사회는 모든 개인이 살고자 하는 희망 때문에 죄인이 된다는 걸 알 수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우리는 이 모든 장벽에 가로막혔지만, 우리는 그 벽보다 더 강하고 견고하다"며 "우리를 둘러싼 장벽이 정체와 침묵, 죽음이라면 우리는 움직임과 메아리, 생명력이며, 거기에 승리의 약속이 있다"고 강조했다.

☞나르게스 모하마디는

이란에서 여성 인권·사형제 폐지를 위해 싸워온 인권운동가다. 1972년 이란 잔잔에서 출생. 이맘 호메이니 국제대학에서 물리학 학위를 받았다. 이란의 개혁주의 신문에서 기자 생활을 하다 2003년 노벨평화상 수상자 시린 에바디가 이끄는 ‘인권 수호자 센터’에 합류했다.

이후 불법 단체 설립·체재 반대 선전 등의 혐의로 투옥·석방되기를 반복하다 이란 정권에 의해 13차례나 체포됐다. 5회의 유죄 판결을 모두 합하면 31년의 징역형에 처해졌다.

2021년 국가 안보에 반하는 행위와 국가에 대한 선전 혐의로 10년 9개월 형을 선고받고 현재 복역 중이다. 감옥에서도 서신과 서면 인터뷰 등을 통해서 이란 정부의 여성 억압에 맞선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