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아메리칸게임 여자 경보 대회 우승 '물거품'
주최측 측정 잘못 3㎞ 짧은 코스 '초유의 사태'

여자 경보 대회에서 세계기록을 세운 선수가 주최측이 거리측정을 잘못했다는 이유로 기록은 인정받지 못하는 황당한 일이 발생했다. 

페루의 여자 경보 챔피언 출신인 킴벌리 가르시아는 29일 칠레 산티아고 오히긴스 공원에서 열린 2023 팬아메리칸 게임 여자 경보 20㎞ 경기에서 1시간 12분 26초 만에 골인했다. 양자유가 2021년 세운 종전 세계기록인 1시간 23분 49초를 무려 10분 이상 단축했다. 이는 가르시아 자신이  2022년 유진 세계선수권에서 우승할 당시 기록한 1시간 26분 58초보다 14분 32초 빠른 기록이었다.

하지만 가르시아의 이날 세계 신기록은 인정되지 못했다. 코스 길이가 약 3㎞ 짧은 17km로 세팅됐다는 게 경기 뒤 확인됐기 때문이다. 

가르시아 외에도 세계기록을 세운 선수가 속출했으나 모두 기록을 인정 받지 못했다. 15명 중 14명이 완주했고, 그 중 12명이 더 빠르게 들어왔다. 결국 대회 조직위는 순위는 인정하기로 했으나, 모든 선수의 기록은 무효화됐다. 파리올림픽 출전을 위한 랭킹 포인트도 사라졌다.

가르시아는 경기 뒤 "1㎞ 구간을 지나면서부터 깨달았다. 시간과 거리가 일치하지 않았다. 통제력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며 "많은 선수들이 내년 올림픽에 나가기 위한 기록이 필요했는데 아쉽다"고 했다. 대회 조직위는 "경주 경로를 정확하게 측정하지 못했다. 선수와 코치, 팬들에게 불편을 끼쳐 유감이지만, 조직위 탓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대회 진행을 맡았던 팬아메리칸 육상 협회는 답을 내놓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