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돈 50억 떼먹고 호의호식 피끓어"

[뉴스인뉴스]

애틀랜타서 고급 주택·고급 사립교 호화 생활
행방 묘연, 수사 미진…피해자 1명 극단 선택

한국서 전세사기를 벌이다 미국으로 도주한 임대인이 현지에서 호화로운 생활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져 피해자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31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대전에서 다가구주택 빌라 11채를 소유한 임대인 A(48)씨와 일가족은 지난 5월 미국으로 출국한 뒤 6개월째 도피 생활을 이어 가고 있다.

피해자들은 현지 한인들을 통해 A씨가 남편, 초등학생인 아들과 함께 애틀랜타에서 최근까지 호화로운 생활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내고 분노하고 있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A씨 일가족은 근교 고급 주택에 살고 있고 아들은 현지 고급 사립학교에 다닌다. 특히 A씨 아들은 전직 선수출인인 펜싱 강사로부터 전담 펜싱 교습을 받는 등 유복한 환경에서 생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피해자들이 자신들을 추적하고 있는 것을 알게 된 A씨 일가족은 급히 다른 곳으로 도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구 선화동에 거주하는 한 20대 피해자는 "범죄자가 이렇게 사기 치고 도망가서 호의호식하는 게 쉬운 일인가, 나는 왜 열심히 돈을 벌었나 싶은 허탈감이 너무 크다"고 토로했다.
지난 6월에는 피해자 중 한사람인 50대 남성이 극단적 선택을 하기도 했다.

현재까지 A씨 관련 피해 세입자 75명이 경찰에 고소장을 냈으며 피해 금액은 50억원이 넘는다.
A씨는 피해 세입자들에게 선순위 보증금을 속이는 방식으로 전세계약을 체결한 뒤 계약 만료일이 도래한 세입자들의 연락을 받지 않고 잠적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여권 효력중지와 적색수배 등 인터폴 공조를 통해 미국에 있는 A씨 검거에 나섰지만 A씨 행방은 묘연한 상황이다.

이에 한 폭로 유튜버는 최근 자신의 영상을 통해 A씨와 A씨 남편에 대한 신상정보를 공개하고 한인들의 제보를 받기도 했다.
6월부터 고소장을 접수한 경찰은 공동소유주와 공인중개사 등에 대한 수사를 이어 나가고 있지만, 주요 피의자인 A씨가 여전히 미국에서 도피 생활 중이라 수사에 큰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가 검거되면 바로 수사가 종결될 수 있도록 수사에 매진하고 있다"면서 "전세사기 연루 공범 조사도 마무리되고 있고, 범죄 성립을 밝히기 위해 A씨가 지급 불능에 빠진 시점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