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어, 중국어 등 주는 동안 무려 38.5%나 늘어 대조…美 대학 수강 15개 외국어 중 증가율 최고 

[뉴스분석]

수강생 숫자는 하위권 불구 '배움 열기'는 으뜸
K팝, 드라마 등 한류 여파 29개 프로그램 신설

미국의 초등, 중·고등학교 뿐 아니라 대학에서도 한국어 배움 열기가 뜨겁다.

더욱 눈길을 끄는 건, 지난 2016년~2021년 5년 사이 미국의 대학들이 961개의 외국어 프로그램을 폐지하고 외국어를 배우는 수강생이 16.6%가 줄었는데 그 기간 한국어 프로그램은 29개가 신설되고 한국어를 배우는 학생은 무려 38.3%나 늘었다는 것이다. <표참조>

미국현대언어협회(MLA)가 15일 발표한 미국 대학에서 가장 많이 수강하는 15개 외국어 수업 수강 현황을 분석한 보고서에 따르면, 스페인어(-18.0%), 불어(-23.1%), 일본어(-4.6%), 독어(-33.6%), 중국어(-14.3%), 이탈리아어(-20.4%), 아랍어(-27.4%), 라틴어(-21.5%), 러시아어(-13.5%) 등 거의 모든 외국어 수강생이 큰 폭으로 줄었다.

수강생이 늘어난 외국어는 한국어와 수어(0.8%), 성경 히브리어(9.1%) 3개 뿐이었는데 수어와 성경 히브리어가 일반적인 외국어가 아니라는 점에서 수강생이 늘어난 외국어는 한국어가 유일했다고 말할 수 있다.

폴라 크레브스 MLA 협회장은 온라인매체 악시오스 인터뷰에서 한국어 수강생 증가는 한국학을 연구하는 학자나 한국계 학생이 늘어서가 아니라 "문화에 대한 관심이 동력"이라고 밝혔다. K팝과 K드라마 등 날로 커지는 한국 대중문화에 대한 관심이 한국어 배우기로 이어진 것이다.

캔자스대 관계자는 보고서에서 "한국어를 공부하는 우리 학생 대부분은 한국 대중문화에 대한 관심이 크고 한국인 친구들과 소통하고 싶어 수강한다"고 말했다.

한국어의 약진은 미국의 대학들이 언어 등 비인기 인문학 계열 전공들을 줄이고 과학(Sciences), 기술(Technology), 공학(Engineering), 수학(Mathematics) 등 스템(STEM) 전공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는 상황에서 한류 열풍이 얼마나 뜨거운지를 보여주는 또 하나의 예라고 할 수 있다.

미국 대학의 외국어 프로그램은 지난 2009년 정점을 찍은 후 매해 감소하기 시작해 지난 5년 동안 독일어는 172개, 불어는 164개, 중국어는 105개의 프로그램이 사라졌다.

MLA의 2021년 조사에서 한국어는 영어 외 언어 15개 중에서 수강생 숫자로는 10위를 차지했다.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지만 절대적인 숫자는 다른 외국어에 비해 아직 적은 편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2021년 보다 K팝과 K드라마의 위상이 훨씬 더 높아졌고 독어가 33.6%, 불어가 23.15% 주는 동안 한국어는 38.3%가 늘어난 추세로 볼 때 MLA가 5년 후 발표할 새로운 조사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기대를 모은다.

특히나 초등, 중·고등학교의 경우를 보면, 남가주에서만 현재 332개 학급에서 8510명의 학생이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 1992년 미국의 공립학교에서 처음으로 한국어 교육이 시작된 후 30년만에 이뤄낸 성과인데 한국어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학교들은 더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신복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