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상대 수사 강화…다수 제보·단서 추적중"

(서울=연합뉴스) 박진형 기자 = 크리스토퍼 레이 미국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대한 수사를 강화하고 있다고 15일 밝혔다.

레이 국장은 이날 미 하원 국토안보위원회에 출석, 하마스의 잠재적인 공격을 저지하고 하마스에 대한 재정적 지원을 막기 위해 다양한 수사에 착수했다고 말했다.

그는 "하마스를 주시하면서 이 외국 테러조직과 관련된 인물들에 대해 다수의 수사를 벌이고 있다"며 "특히 하마스와 급진화, 인력 충원과 관련된 다수의 제보와 단서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하마스나 다른 외국 테러조직이 지금의 충돌을 이용해서 여기 우리나라에서 공격을 저지를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으며, 무시하지 않는다"며 "모든 제보와 단서를 긴급히 추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레바논의 친(親)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와 테러조직 이슬람국가(IS), 알카에다를 거론하면서 "우리는 미국과 미국의 동맹국들에 대한 공격을 촉구하는 외국 테러조직들의 불량배 무리를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레이 국장의 발언은 하마스가 지난달 7일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해 약 1천200명을 학살함에 따라 미국 등지에서 비슷한 공격이 벌어지고 하마스가 더 많은 재정적 지원을 확보할 수 있다는 FBI 고위 관리들의 우려를 반영한 것이라고 뉴욕타임스(NYT)는 설명했다.

과거 하마스는 미 정보기관들과 법 집행 당국의 최우선 순위가 아니었다.

한 예로 작년 백악관의 국가안보전략은 IS와 알카에다를 거론했지만, 하마스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는 미 행정부가 일반적으로 하마스를 직접적인 위협으로 간주하지 않았다는 표시다.

그러나 하마스의 이번 공격으로 미국인 약 30여명이 사망했고 약 10명은 실종 상태다. 또한 가자지구로 끌려간 인질 중 미국인이 몇 명인지도 아직 불분명하다.

이스라엘 정부는 약 1천200명으로 추정되는 하마스 공격 사망자 중 지금까지 이스라엘 국민 859명의 신원을 확인했으며, 나머지 유해의 신원을 확인 중이다.

레이 국장은 또한 의회에 하마스의 위협을 지적하면서 올 연말 종료 예정인 '섹션 702'로 알려진 감시 법 조항을 연장하지 않는 것은 "극히 무책임한 위험성"이라며 연장을 촉구했다.

이 조항은 외국인의 통신 내용을 구글 같은 정보기술(IT) 기업에서 영장 없이 수집 가능하게 하는 조항으로, 그가 미국인과 통신한 내용도 수집할 수 있다.

레이 국장은 한편 이날 미국에서 유대인과 무슬림에 대한 위협이 커지고 있다는 우려를 다시 강조했다.

그는 "외국 테러조직에 의해 고무된 자생적·폭력적 극단주의자들, 그리고 유대계 미국인이나 무슬림 미국인처럼 다른 신앙 집단을 표적으로 하는 국내의 폭력적 극단주의자들"을 언급하며 폭력 호소에 선동된 미국 내 폭력적인 극단주의자나 '외로운 늑대'의 공격을 특별히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지금까지 보고된 폭력적 위협의 가장 큰 부분은 유대교 회당과 유대인 지도자 등 유대교 지역사회를 향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달 레이 국장은 작년 통계에 따르면 종교 관련 혐오 범죄의 약 60%가 미국 인구의 3% 미만인 유대계를 표적으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jh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