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공습에 몸 절반 화상 입은  8세 소년 1년만의 등교

[우크라이나]

미사일 폭격에 母 잃고 죽음 문턱까지
30차례의 대수술  이겨내고 학교 복귀
듬직한 신사 모습의 댄스에 울음 바다

러시아의 공격으로 치명적인 화상을 입었다가 얼굴에 파란색 압박 붕대를 칭칭 감은채 1년만에 학교로 돌아온  8세 우크라이나 소년이 세계의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다.

지난 4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지난해 7월 우크라이나 중부 비니치아를 덮친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에 팔이 부러지고 신체 절반 가까이 화상을 입은 로만 올렉시우(남·8)가 이날 학교로 돌아왔다. 로만은 사고 당시 어머니와 진료를 받기 위해 기다리던 중이었으며 어머니는 27명의 시민과 함께 숨졌다.

공습 파편에 신체의 45% 이상 화상을 입은 로만은 독일 드레스덴의 화상 전문 병원으로 이송됐다.몸 절반가량에 화상을 입어 죽음의 문턱까지 갔던 그는 1년간 30회 이상의 대수술을 잘 이겨내 기적처럼 회복됐다.

물론 앞으로도 정기 외래 진료를 받아야 하지만 이후 일상에 복귀한 로만은 아버지의 도움으로 빠르게 적응하고 있으며 이날부터 학교생활도 다시 시작했다.
화상 상처를 보호하기 위해 머리와 얼굴, 손까지 파란색 압박붕대를 두르고 등교한 로만은 적극적으로 수업과 비교과 활동에 참가하고 있다. 

최근 학교 근처 대강당에서 열린 춤 경연 대회에 등장한 로만은 비록 얼굴은 압박 붕대로 둘렀지만 단정한 흰 셔츠에 나비넥타이를 맨 듬직한 신사의 모습으로 여학생 파트너를 능수능란하게 리드했다. 

어릴 적부터 음악과 춤에 남다른 열정을 보였던 로만은 탱고와 사교춤의 일종인 찰스턴을 선보인 후 바얀(건반악기)을 연주하기도 했다. 메달 수여식에서는 부상을 딛고 멋지게 컴백한 로만을 향한 뜨거운 박수가 행사장을을 가득 채웠다.

로만의 아버지는 "차근차근 해결해 나가면 모든 것이 잘될 것"이라며 "로만은 환상적인 소년이다. 그가 어떤 일을 겪었는지 보다 앞으로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로만이) 지금과 같은 힘을 가지고 계속 성장하고 자신을 발전시켜 나가길 바란다"며 아들의 앞날을 응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