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웨스트버지니아大 연구팀 2천명 실험 "'거절의 부정적 영향'예상보다 별로 크지않아"
 
[생·각·뉴·스]

77% "관계 악화 우려해 초대 수락한 경험"
관계 악화나 '왕따'등의 우려는 과대평가
거절 당한 상대의 분노, 실망감 훨씬 약해 

각종 모임이 많은 연말연시. 만나고 싶은 친구와 지인들도 많지만 어떤 모임은 억지로 가야 할 수도 있다. 내키지 않아도 거절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만약 거절했다간 나만 혼자 따돌림 당하지 않을까, 뒤쳐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이다.

하지만 이처럼 거절하지 못하는 것은 거절이 초래할 부정적 영향에 대해 과대평가하기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웨스트버지니아대 줄리안 기비 교수팀은 16일 미국심리학회 학술지 ‘성격 및 사회심리학 저널’에서 20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실험 결과를 발표했다.
가비 교수는 “원하지 않는 행사에 초대받고 거절할 경우, 초대한 사람과의 관계 악화 등을 우려해 참석하는 경우가 많다”며 “그러나 실험 결과 거절의 부정적 영향은 별로 심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응답자 4분의 3 이상(77%)이 ‘원치 않는 행사에 초대받고 거절할 경우, 나쁜 영향이 걱정돼 초대를 수락한 적이 있다’는 결과를 얻었다. 
이에 연구팀은 이후 2000여 명을 대상으로 5가지 실험을 했다.

이가운데 한 실험에서는 유명 셰프 식당의 토요일 저녁 식사에 친구를 초대하거나 초대받는 시나리오를 읽게 했다. 이어 초대받은 사람은 집에서 쉬고 싶어 초대를 거절하는 상상을 하게 하고, 초대한 사람에게는 친구로부터 거절당하는 상황을 상상하게 했다.

초대를 거절한 사람은 친구와의 관계에 즉각 나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믿었다. 거절당한 친구가 화를 내고 실망하고 앞으로 행사에 초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결과는 그렇지 않았다.

거절당한 사람이 그로 인해 느끼는 분노나 실망은 예상한 것보다 훨씬 약했다. 

연구팀은 이에 대해 “거절한 사람은 거절당한 친구가 거절 전 자신이 어떤 고민을 했는지보다 거절 행위 자체에 더 관심을 둘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기비 교수는 “여러 실험에서 사람들이 초대한 사람과의 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점을 과대평가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사람들은 상대가 거절 행위 자체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초대한 사람이 여러분이 거절한 사실만 떠올릴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훨씬 더 많은 것을 고려할 것이기 때문에 부정적 영향은 생각보다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밝혔다.
기비 교수는 “연말연시에는 너무 많은 행사 초대를 받아 ‘번아웃’이 일어나기도 한다. 여기저기서 오는 초대를 거절하는 것을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