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3세에 아내 손잡고 ‘동반 안락사’
[네덜란드]
뇌졸중 투병 판아흐트 전 총리
70여년 해로 동갑내기 아내와
드리스 판아흐트(사진) 전 네덜란드 총리가 집에서 부인과 함께 동반 안락사로 생을 마감했다. 향년 93세.
10일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판아흐트 전 총리가 생전에 설립한 ‘권리포럼’ 연구소는 지난주 판아흐트 부부가 “함께 손을 잡고” 죽음을 맞이했다고 밝혔다.
1977∼1982년 총리를 지낸 판아흐트 전 총리는 2019년 뇌졸중으로 쓰러진 이후로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판아흐트 전 총리는 70여 년간 함께 산 동갑내기 아내 외제니 여사를 항상 ‘내 여인’이라고 부르는 등 애정을 드러냈다고 한다.
헤라르 존크먼 권리포럼 연구소장은 “판아흐트 부부가 모두 매우 아팠다”며 “서로가 없이는 떠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동반 안락사는 안락사가 합법인 네덜란드에서도 흔치 않은 사례지만 최근 증가하는 추세다. 네덜란드에서 처음 동반 안락사 사례가 보고된 2020년에만 26명(13쌍)이 동반자와 함께 생을 마감했다. 이듬해에는 32명(16쌍), 2022년에는 58명(29쌍)이 각각 동반 안락사를 택했다. 2022년 네덜란드에서 안락사를 택한 사람은 총 8720명이다.
네덜란드는 2002년 세계 최초로 안락사를 합법화했다. 환자가 견딜 수 없는 고통을 겪고 있고, 치료의 가망이 없으며, 오랫동안 죽음에 대한 소망을 밝히는 등 6가지 조건 하에서 안락사가 허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