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란드 동토 연구결과 충격적 흉조 포착

30년만에 습지 4배…식생지는 2배로 늘어나

(서울=연합뉴스) 서혜림 기자 = 지구 기온의 상승으로 북극 근처 그린란드의 동토가 식생지와 습지로 변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국 리즈대의 조너선 캐리빅 박사 연구팀이 과학 전문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게재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30년간 그린란드에서 약 2만8천490㎢(1만1천 평방마일) 규모의 빙하가 녹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서울 면적의 약 47배에 달하는 넓이다.

얼음이 녹은 자리에는 암석이 드러났으며, 습지·녹지로 변화한 것으로 관찰됐다.

특히 관목 등이 자라나는 식생지는 약 8만7천474㎢로, 30년 전 면적의 두 배로 늘어났다.

습지는 30년 전의 약 4배로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팀은 그린란드의 이같은 환경 변화가 이 지역의 가파른 기온 상승에서 기인했다고 봤다.

1970년대 이후 북극의 기온 상승 속도는 지구의 전체 평균보다 두 배 빨리 진행되고 있다.

2007~2012년의 그린란드 연평균 기온은 1979~2000년의 연평균 기온보다 섭씨 3도 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이같은 녹지·습지화가 더 많은 얼음을 녹이는 결과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그동안 영구 동토층에 갇혀 있던 메탄 등 탄소화합물이 녹은 땅 사이로 배출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얼음이 녹은 물은 바다로 흘러들어 해수면 상승을 초래한다.

캐리빅 교수는 "얼음이 녹으면서 암석이 노출되고, 거기에 관목이 자라는 툰드라가 조성되는 '녹화'가 진행된다"며 "이는 다시 추가로 얼음을 녹이는 작용을 하는 징후를 관찰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의 마이클 그라임스 박사는 "그린란드의 빙하 손실은 전 세계 해수면 상승에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다"며 "이런 추세는 현재는 물론이고 미래에도 심각한 문제를 야기한다"고 우려했다.

hrse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