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나귀 아교’ 정력제로 인기

브라질 케냐등 주보유국 비상

[아프리카]

연 590만마리 밀수 도축, 이번주 비상 대책 회의

중국에서 전통 약재 ‘당나귀 아교’ 인기가 높아짐에 따라 전세계 당나귀 대부분을 보유한 아프리카가 당나귀 개체 수 감소와 도난 사건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아프리카 국가들이 당나귀 개체 수 감소에 대응해 당나귀 도축·수출 금지 조치까지 고려 중일 정도다.

16일 BBC에 따르면, 당나귀 아교 ‘어자오’는 중국에서 인기 있는 건강식품이다. 피부미용과 노화 방지에 좋다고 알려져 인기가 높다. 가죽·힘줄·내장 등을 고아 굳힌 아교는 약초 끓인 물에 녹여 마신다.

어자오는 과거에도 중국에서 고급 음식으로 통했으나, 경제 성장 이후 수요가 크게 늘었다. 중국 어자오 시장 규모는 2013년 32억달러에서 2020년 78억달러로 2배 이상 커졌다.

어자오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1990년 1100만 마리였던 중국 내 당나귀 수는 2021년 200만 마리까지 감소했다.

수요가 높아지자 중국은 전세계 당나귀 3분의 2를 보유한 아프리카와 브라질 등지에서 당나귀를 조달하고 있다. 매체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매년 최소 590만 마리의 당나귀가 어자오를 만들기 위해 도살된다.

특히, 아프리카에서 도살되는 당나귀는 매년 수백만 마리에 달한다. 케냐의 경우 2016~2019년 사이에 전국 당나귀의 절반이 도살됐다.

일부 국가가 당나귀 수출을 금지하는 등 개체 수 보호에 나서자 도난·밀수 등 범죄가 성행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아프리카 국가들은 오는 17~18일 아프리카 정상회담에서 아프리카 전역 당나귀 수출 금지 방침을 논의할 예정이다.

아프리카 국가들이 당나귀 개체 수 감소를 심각한 문제로 보는 이유는 아프리카 소규모 농촌 공동체에서 당나귀가 이동·운송 수단이자 주요 자산이기 때문이다.

한 전문가는 "당나귀가 사라지면, 여자들이 당나귀가 되어야 한다"고 당나귀 개체 수 감소의 심각성을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