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당국 '롤렉스 스캔들' 볼루아트테 대통령 자택 급습

[페루]

혐의 부인, 내달 검찰 출석 예정

디나 볼루아르테(61) 페루 대통령의 '롤렉스 스캔들'을 수사하는 현지 당국이 29일 대통령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경찰은 볼루아르테 대통령의 불법 자산증식과 공직자 재산 미신고 등 의혹에 대한 예비 조사의 일환으로 29일 밤부터 수도 리마 있는 대통령 자택과 대통령궁을 차례로 압수수색했다.

압수수색에는 경찰 20명과 검찰 직원 20명 등이 동원됐다. 경찰은 증거물 수색을 위해 문을 열라는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볼루아르테 대통령 자택의 문을 부수고 진입했다.
이번 압수 수색은 볼루아르테 대통령의 이른바 ‘롤렉스 스캔들’을 검증하기 위함이다.

앞서 이달 중순 현지 인터넷 매체 ‘라엔세로나’는 볼루아르테 대통령이 부통령 시절이던 2021년 7월부터 공식 석상에서 찍힌 사진 1만여 장을 분석한 결과 최소 14점의 고가 시계를 착용했다고 보도했다. 이 중 다이아몬드가 박힌 로즈골드 메탈 시계 등 스위스 명품 시계 브랜드 롤렉스 제품이 3점 포함됐고, 일부 제품 가격은 약 1만 4000달러로 알려졌다.
이후 현지 언론들은 대통령과 부통령 급여로는 시계를 구입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시계 중 상당수가 공직자 재산 신고에 누락됐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볼루아르테 대통령은 부통령 시절 사회개발부 장관을 겸임하면서 연봉 8136달러, 대통령으로는 4200달러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볼루아르테 대통령은 30일 대국민 연설을 통해 경찰이 밤사이에 자택과 대통령궁을 급습했다고 비난했다.
의혹이 불거진 뒤 볼루아르테 대통령은 "제가 가진 것들은 18세 때부터 일한 노력의 결과"라고 해명하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볼루아르테 대통령은 다음 달 검찰에 출석해 조사받을 예정이다.

한편 페루에서는 2016년부터 취임한 대통령 5명 가운데 5년 임기를 채운 대통령이 없다. 볼루아르테 대통령은 부통령이던 2022년 12월 페드로 카스티요 전 대통령이 탄핵당하면서 대통령직을 승계한 페루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다. 임기는 카스티요의 기존 임기인 2026년 7월까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