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끄떡없었다, 비결은?

특수 장치 '댐퍼보이'가 건물 균형 잡아
2002년 공사 도중 7.1 지진 때에도 멀쩡

규모 7.2의 강진이 대만 섬 일대를 휩쓴 3일, 초고층 빌딩 타이베이 101은 끄떡없었다. 탁월한 내진 설계를 갖춘 이 빌딩의 '비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강진에도 굳건히 버틴 초고층 빌딩 타이베이 101을 조명했다. 타이베이101은 수도 타이베이 신이구에 위치한 지상 101층·지하 5층짜리 복합쇼핑몰이다. 높이 509m의 초고층으로 세계에서 9번째로 높은 건물로 알려져 있다.

사실 타이베이 101의 내진 설계는 과거에도 여러 차례 찬사를 받은 바 있다. 2002년 3월 대만 북부 지역에 규모 7.1의 지진이 발생했을 때도 주변 저층 건물은 속절없이 무너졌지만, 타이베이 101은 아무런 피해도 없었다.
타이베이 101 내부에는 지진, 강풍 등으로부터 건물을 보호하는 특별한 장치가 있다. 건물 87층과 92층 사이에 있는 660톤(t)짜리 강철 구체다. 약 13cm 두께의 두꺼운 철판을 무려 41겹 붙여 만들었으며, 강철 케이블 93개로 매달려 있다.

이 구체는 건물이 움직이는 방향과 반대 방향으로 흔들리며 건물 전체의 균형을 유지한다. 예를 들어 건물이 왼쪽으로 움직이면 즉각 반대 방향으로 흔들려 구조물에 가해지는 힘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다. 따라서 타이베이 101은 흔들릴 순 있어도 무너지진 않는다. 이 장치는 일명 '동조 질량 댐퍼'라 불리며, 선진적인 고층 빌딩 내진 설계의 대표 격으로 취급된다.

이런 댐퍼 장치는 다른 마천루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미국 뉴욕 센트럴파크 타워, 아일랜드 더블린 첨탑 등에도 댐퍼가 달려 있다. 다만 다른 건물의 댐퍼는 구경할 수 없게 막아 놓은 반면, 타이베이 101은 방문객이 공공 전망대에서 댐퍼를 직접 볼 수 있다. 이 빌딩은 중국 광둥 출신의 건축가 리쭈위엔의 사무소가 1997년에 설계했고 골조 공사는 다른 건설회사가 하고 마감 공사를 삼성물산이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