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연가 처칠이 놀랄 세계 최강 금연법
거센 반발에도 영 하원 1차 관문 통과
캐나다 등 전 세계가 흡연과의 전쟁 

전 세계적으로 금연 정책이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영국이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금연 법안을 추진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비흡연 세대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특정 연령 이하의 출생자에게는 평생 담배 판매를 금지하는 내용의 법안이 16일(현지시간) 영국 하원에서 1차 관문을 통과했다.
이 법안에 따르면 2009년 1월 1일 출생자(현 15세)부터는 평생 영국에서 합법적으로 담배를 구입할 수 없다.

전자담배는 판매 금지 대상에서 제외됐으나, 전자담배에 일회용 흡입기와 청소년이 좋아할 만한 향이나 포장, 판매방식을 사용하는 것은 금지된다.
법안이 최종 통과해 시행되면 영국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금연 정책을 펼치는 국가가 될 전망이다.
워싱턴포스트는 17일 영국이 세계 최초로 '흡연 없는 세대'를 만들기 위한 프로젝트에 돌입했다며 의회가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금연 법안을 1차 통과시키며 담배의 종말을 불러올 수도 있는 금지 법안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물론 반발도 거세다. 특히 법안을 주도한 리시 수낵 총리가 속한 보수당 내부에서 거센 반발이 나오고 있다. 보수당 정치인들은 법안이 그간 보수당이 옹호해온 자유주의적 가치에 어긋난다며 반대하고 있으며, 내각 내부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보리스 존슨 전 총리는 지난주 캐나다 방문 중에 "(시가 애호가였던) 윈스턴 처칠의 당이 시가를 금지하다니 미친 일"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그러나 영국 국민 사이에서는 법안을 지지하는 여론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앞으로 법안은 위원회 심사와 전체 회의 보고, 3차 독회를 거쳐 하원을 최종 통과하면 상원으로 넘겨진다. 상원 최종 표결은 6월 중순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멕시코, 포르투갈, 캐나다 등도 앞다퉈 강력한 금연 정책을 도입하며 담배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멕시코는 지난해부터 병원과 직장 등에 이어 공원, 해변 등 거의 모든 공공장소에서 흡연을 금지하고 있다. 사실상 가정집과 같은 사적 공간에서만 흡연이 가능하며 담배 광고는 물론 가게에 담배를 진열해두는 것도 금하고 있다.

포르투갈 정부는 지난해 2040년까지 '비흡연 세대'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담배 판매 및 공공장소 흡연을 규제하는 법안을 발표했다.법안에 따르면 술집이나 식당, 카페, 대학, 운동 경기장 등 공공장소에서 흡연이 금지되며, 2025년부터는 따로 허가를 받은 담배 가게와 공항 내 매장 외에는 담배를 팔 수 없다.
캐나다 정부도 2035년까지 '흡연율 5% 미만'을 목표로 담배 포장지뿐 아니라 담배 개비마다 건강 위험 경고 문구를 넣도록 강제하는 등의 금연 정책을 펴고 있다.
특히 법안을 주도한 리시 수낵 총리가 속한 보수당 내부에서 거센 반발이 나오고 있다. 보수당 정치인들은 법안이 그간 보수당이 옹호해온 자유주의적 가치에 어긋난다며 반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