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글 샌드위치+커피가 9.67달러
패스트푸드 고객 전년보다 3.5% 감소
스타벅스 1분기 매장 방문객 7% 급감

스타벅스와 맥도날드 등 대형 식음료 브랜드들이 잇따른 가격 인상 후 소비자 반발에 직면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5일 코로나19 팬데믹 후 식품 회사들은 소비자들의 충성도가 변하지 않을 것으로 기대하며 비용 증가에 대응해 급격한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가 외면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3월 웬디스나 맥도날드 등 패스트푸드 가격은 2019년에 비해 33%나 높아졌다.

한인타운에 사는 김 모씨는 최근 맥도날드에서 가장 좋아하는 메뉴인 베이컨과 달걀이 든 베이글 샌드위치와 커피를 주문했다가 9.67달러가 찍힌 영수증을 보고 깜짝 놀랐다. 그는 "이제 패스트푸드는 끝이다"라고 다짐했다.

실제 시장조사업체 레비뉴매니지먼트솔루션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미국의 패스트푸드 이용객은 전년 대비 3.5% 감소했다. 맥도날드 경영진은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지출 억제 분위기가 뚜렷하다며, 최근 소비 감소세는 놀라울 정도라고 경고했다. 스타벅스 역시 지난달 30일 실적 발표에서 1분기 스타벅스의 미국 매장 방문객수가 7% 급감했다고 발표했다. 동일 매장 매출은 전년 대비 4% 쪼그라들었다.

토렌스에 사는 변호사 데이비드 마이클은 기존엔 거의 매주 맥도날드를 먹었지만 얼마 전 탄산음료 가격이 1달러에서 1.69달러까지 오른 걸 본 뒤 몇 달째 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스타벅스도 톨 사이즈 카페모카 가격이 5.25달러까지 오른 뒤 끊었다고 한다. 그는 "솔직히 감당하기 어려운 정도는 아니지만 예전에 비해 거의 두 배나 됐다는 사실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가 없다"고 했다.

신문은 "흥미로운 건 과거엔 외식 가격에 부담을 느낀 소비자들이 주로 마켓에서 대안을 찾았다면 지금은 일부 대형 식료품 업체들의 매출도 감소하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짚었다. 예컨대 크래프트하인즈는 올해 1분기 매출이 1.2% 줄었다고 밝혔고, 프링글스 제조사인 켈라노바도 북미 매출이 5% 감소했다고 했다. 오레오 등으로 유명한 몬델리즈의 더크 반더풋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특정 가격 지점을 넘어섰고 이것이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인정했다.

노동부에 따르면 식료품 가격은 지난 3년 동안 26%나 상승했다. 현재 식료품이 미국 가계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 중이다. 

소비자들의 태도 변화에 기업들은 비용을 감수하고서라도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식으로 전략을 바꾸고 있다. 맥도날드와 스타벅스는 더 많은 프로모션을 시작하고, 몬델리즈는 가격 할인과 더불어 양을 줄이고 가격을 낮춘 제품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