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캠프 "타격 없다" 반박에도…소식통들 "돈줄 완전히 끊겨"

(서울=연합뉴스) 임지우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대선 후보 사퇴론이 다시 불붙은 가운데 민주당 거액 기부자들도 등을 돌리면서 바이든 캠프의 선거자금 모금도 타격을 입고 있다고 미 NBC 뉴스가 11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바이든 캠프와 가까운 복수의 소식통들은 이번 달 바이든 캠프에 대한 거액 기부자들의 후원이 지난달에 비해 절반 또는 그 이하로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NBC에 말했다.

이들은 거액 기부자들뿐 아니라 소액 후원까지 전반적으로 모금액이 감소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 소식통은 현재 바이든 캠프의 모금 상황에 대해 "이미 재앙적"이라고 말했으며 다른 소식통은 "돈이 완전히 끊겼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달 대선후보 TV 토론에서 고령에 따른 인지력 논란이 불거지면서 후보 사퇴 압박이 커지자 지난 9일 선거자금 주요 기부자 등 300여명과 화상 통화에서 직접 완주 의지를 밝히고 지지를 호소했다.

바이든 캠프 역시 TV 토론 이후 후원금이 줄고 있다는 보도를 부인하며 7월 첫 주 바이든 캠프의 소액 기부금은 역대 최고였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 본인과 캠프의 설득 노력에도 불구하고 기부자들의 여론은 부정적이라고 NBC는 소식통들을 인용해 전했다.

한 소식통은 "기부자들은 부정적이다. (바이든 대통령과 기부자들이 한) 화상 통화는 억지로 짜여진 듯 보였다. 내 생각에 이 사람들은 믿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바이든 측이 해당 통화에 "가장 충성스럽고 (지지 의사가) 강한 사람들을 초대했으며, 대통령에 대한 어려운 질문은 없었다"고 전했다.

바이든 캠프의 일부 모금 담당자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로 최종 지명될 것이라는 확신이 없어 주요 기부 '큰손'들에게 연락을 취하지 않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 모금 담당자는 NBC에 "그 사람이 '글쎄, 잘 모르겠어, 그 사람은 치매에 걸렸어'라고 말할 수도 있기 때문에 선뜻 연락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캠프의 확고한 완주 의지가 기부자들의 반발을 오히려 더 키운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기부자는 바이든 캠프의 자신감 어린 태도에 충격을 받았다면서 긍정적인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하는 바이든 대통령의 태도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연상시켰다고도 말했다.

그는 이러한 바이든 대통령의 태도가 기부자들 사이에서 그가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심을 키우고 있다면서 "이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어떤 여론조사를 보고 있는 거냐'고 묻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거액 기부자들도 당의 대선 승리를 위해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물러나야 한다며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이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민주당의 거액 기부자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완주 의지를 고수해 민주당의 대선 승리 가능성이 줄어들고 있다면서 이로 인해 민주당의 대선 자금도 고갈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수십년간 민주당에 기부해 온 한 후원자는 FT에 돈이 "말라가고 있다"면서 "나와 대화한 다른 기부자들도 대부분 대선에서 질 것을 우려해 기부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의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와 가까운 한 후원자는 바이든 대통령의 완주 의지 고수가 당 전체의 반발을 불러올 수 있다면서 이러한 우려를 바이든 대통령에게 전달했다고 말했다.

민주당 거액 기부자인 전직 펀드매니저 휘트니 틸슨은 FT에 바이든 대통령이 물러나면 민주당 기부자들의 근심도 사라질 것이라면서 "(바이든의 사퇴는) 기부자들의 관심과 에너지를 끌고 올 것"이라고 말했다.

wisefoo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