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28%, "65세 은퇴 기대한다"
실제 은퇴 나이 중간값 62세 유지
65세 이전 은퇴, 은퇴자의 70% 차지
건강 문제로 기대와 달리 조기 은퇴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나이는 각각 81세와 77세다. 이미 은퇴했어야 할 나이지만 세계 최고의 자리를 놓고 다투고 있는 와중에 바이든 대통령의 고령과 건강 문제가 이슈가 됐다. 정년 제도가 없는 미국이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고령과 건강 문제로 대선 출마 포기 압박을 받고 있다. 
이는 미국인들이 생각하고 있는 은퇴 나이에 대한 고정 관념과 현실 사이에 간극에 대한 극명한 사례다.
메디케어에 가입하는 65세가 되면 노인이라는 생각과 함께 고용 시장에서 은퇴하는 정년 나이로 간주하고 있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65세까지 건강할 수 있다는 고령에 대한 막연한 낙관주의에 의한 기대치와 실제 은퇴 사이에 괴리가 있기 때문이다. 바로 건강이다. 마치 바이든의 고령에 대한 과도한 낙관론이 건강 문제라는 현실에 무너지는 것처럼 말이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인들이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65세=은퇴'라는 공식이 허물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근로자복지연구소(EBRI)가 25세 이상 미국 성인 2521명을 대상으로 올해 1월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28%가 65세에 은퇴를 예상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는 1년 전 23%에 비해 5%포인트 늘어난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이들 기대와는 달랐다. 실제 은퇴하는 나이의 중간값이 62세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메디케어 가입 연령은 아니지만 사회보장연금(소셜연금)의 조기 청구는 가능한 연령이다.
65세 은퇴 기대치와 62세 은퇴 현실에 차이가 나는 것은 실제와는 달리 나이가 들어도 일을 계속할 수 있을 것이란 낙관적 생각 때문이다. 미국 성인의 75%가 은퇴 나이가 넘어서도 직장을 다닐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이들 중 30%만이 은퇴 나이 이후에도 일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65세 이상 노년에 은퇴를 예상하고 있다고 답하는 응답자가 50%를 넘고 있지만 실제 65세가 채 되지 않아 은퇴하는 비율이 은퇴자의 70%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WSJ은 이 같은 현상을 은퇴 기대치와 실제 은퇴 사이의 간극이라고 지적하면서 미국인들이 고령에 따른 은퇴 시기에 대한 과도한 낙관론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낙관론의 근거는 나이가 들어도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는 편견에 있다. 
하지만 기대와는 달리 60세가 넘어가면서 건강 문제가 불거져 직장을 그만두는 대신 조기에 소셜연금을 수령해 은퇴 자금으로 사용할 있는 62세에 은퇴한다는 것이다.
독일 통일의 주역인 오토 폰 비스마르크 총리가 1889년 연금 제도를 도입하면서 지급 대상 연령을 65세 이상으로 잡으면서 굳어진 65세 은퇴 공식은 평균 수명이 늘어나 고령 사회로 진입하고 있는 미국에서 건강으로 인한 조기 은퇴로 깨지고 있다.

남상욱 기자